지난 토요일 친구들과 만나 찻집에 가면서 중간에 책방에 들려 책을 빌렸더랬다. 차 마시면 수다도 떨고 틈틈히 책을 읽는 것도 좋아하는 친구들이라 이 친구들과는 항상 책을 읽는데 나는 보통 만화책을 선호한다. 이 날은 가벼운 로맨스물을 택했다. 평소 로맨스물을 그다지 읽는 편이 아니라 작가이름을 가지고 선택했는데 김원경이라는 이름을 믿고 선택한 것은 그가 <동화관야담>과 <바보 옹주 금랑>을 쓴 작가이기 때문이었다.
책은 유민이라는 한 여대생이 돌아가신 부모님 대신 가장이 되어 동생들을 돌보는데 남동생의 대학학비 마련을 위해 유명 인기 그룹의 임시 운전 기사를 하게 되면서 시작된다. 남자를 원하는 관계로 그 그룹의 코디인 친구의 도움을 받아 남장을 하고 운전 기사를 하며 그룹 멤버들과 친해지고 그 그룹의 비밀도 알게 되고....
책을 읽고 나서 역시 이 작가는 역사물로 가야해라는 생각을 했다. 그날 내용이 어떻냐고 물어보는 친구에게 한 대답은 "공부가 부족한 작품"이라는 것이었는데 그 이유는 첫째, 남자 주인공이 극도로 눈이 나빠서 안경 없이는 사람의 얼굴도 못 알아볼 정도인데 연예계 종사자와 팬들이 대다수가 그 점을 모른다는 점. 둘째, 라식 수술을 한 남주의 일상 행동의 정도.(한 동안은 병원도 자주 가야하고 얼굴도 씻을 수 없고, 머리도 뒤로 감아야 하고, 무거운 것 들거나 격한 운동하면 안 된다는 것과 같은 주의사항은 달나라에나 나오는 이야기다.) 셋째, 성악과 대중가요의 창법이 다르다는 것을 무시한다는 점. 넷째, 폭탄같은 비밀을 안고 있는 주제에 경계심 부족인 상황과 그 비밀이 유지된다는 점 등등...
그냥 가상 세계로 가주시는 것이 어떠실지? 그냥 가볍게 귀여운 연애 놀음 본다는 생각 정도로 읽을 책이지 조금이라도 비판의식을 반영하며 읽을 생각이라면 안 읽는 것이 나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