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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에 띄운 편지

[도서] 가자에 띄운 편지

발레리 제나티 저/이선주 옮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팔레스타인 거주지역 가자지구를 아시나요? 어린 아이들은 물론이고 성인들도 의외로 많은 수가 모르는 그곳은 나라 없는 설움 속에서 팔레스타인 국민들 중 일부가 사는 작은 지역입니다. 도시라고 부르기에도 조금 애매할 것 같네요. 이스라엘 속에 위치한 이 작은 가자 지구 속에서 유대인 속 팔레스타인들은 오늘도 절망과 분노를 배우고 있습니다. 유대교와 이슬람교의 차이만큼이나 이들의 관계는 요원하기만 합니다. 한때 평화로운 공존을 꿈꾼 시기가 있었지만 결국 그 꿈이 무산된 지금 그들에게 남은 것은 서로에 대한 미움과 극단적 투쟁뿐인지도 모릅니다. 특히 팔레스타인 국민들이 말이죠.

 

 멀리 떨어져 있는 우리의 뉴스에서도 빈번하게 만나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폭탄테러는 언제 끝날 지 모르는 이들의 분쟁이 계속되어 간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죠. 팔레스타인에서 폭탄테러를 하면 그 보복으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봉쇄하고 팔레스타인 거주민들을 보호하는 지역에 보복을 가하고요.

 

 그런데 그 분쟁 속에 사는 사람들에게 이 분쟁은 어떻게 느껴지고 있을까요? 그들에게는 남의 일이 아니잖아요. 자신의 근처에 항상 죽음의 위협과 미움이 함께 한다는 것을 아는 그 기분은 도대체 어떠할까요? 그 죽음이 정말 코 앞에 가다온다면요? 그럼 죽음의 공포에 지게 될까요?

 

 이 이야기 속 탈은 바로 그 죽음이 코 앞에 다가오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영화 감독을 꿈꾸는 십대 소녀인 탈에게 자신의 동네에서 자신이 항상 다니던 길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는 큰 충격입니다. 이미 잦은 폭탄 테러로 인해 죽음에 무뎌지고 있었던 그녀지만 이번만은 다릅니다. 그리고 그 충격에 잠겨 있던 탈은 팔레스타인에 사는 십대 소녀와 펜팔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가자지구에서 근무하는 오빠에게 부탁해서 바다에 편지가 든 유리병을 던지기로 하죠. 자신의 이메일을 함께 첨부해서요.

 

 오빠에 의해 가자지구에 간 이 편지는 모래 사장에 묻혀 있다가 한 소년에 의해 발견됩니다. 잔뜩 비아냥 거리는 내용의 메일을 보낸 이 소년은 탈의 끊임없는 메일에 결국 답장을 하게 되고 드문드문 이들의 메일은 이어집니다. 정체가 드러난 탈과 정체를 숨긴 채 가자맨이라는 닉네임으로 편지를 쓰는 소년은 어느 순간 서로를 걱정하게 되고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관계로 발전합니다. 이 소년의 이름은 바로 나임입니다.

 

 작가는 이 두 소년소녀를 통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간의 증오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그 증오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을 암시하는 작은 가능성을 심어 둡니다. 자연스럽게 총을 들고 폭탄테러를 통해 서로를 죽이려 하는, 서로를 미워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사회 속에서 살고 있지만 미움은 미움을, 증오는 증오를 재탄생할 뿐이라는 것을 아는 제 3자의 눈으로 그린 이 이야기는 그들의 현실에 비추어 보았을 때 이런 작은 희망이 꺼지지 않고 그 불씨가 점차 확대되길 바라게 만듭니다.

 

 작가가 그려놓은 희망이 실제 현실에서는 더욱 실현되기 요원해 보이는 현실이지만, 그래도 이들의 삶에 평안이, 특히 팔레스타인들에게 행복이 찾아가길 조심스럽게 바래 봅니다.

 

덧붙임- 청소년 문학에 해당하는데 실제 십대들에게는 조금 어려울 수도 있답니다.

           내용이 아니라 배경을 이해하지 못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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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콩순이

    어릴 때 부터 미움과 증오를 안고 산다는 건 있어선 안되는 일인데요...ㅡㅡ"
    제작년인가 한밤에 아파트에서 싸이렌 소리가 났었어요..
    그 때 얼마나 불안했는지 몰라요...그러니 이 아이들이 겪는 고통이 오죽할까 싶네요...

    2012.05.10 00:05 댓글쓰기
    • 카스트로 폴로스

      분쟁 지역에 사는 아이들의 맑은 눈동자가 증오를 담은 눈으로 변하는 것은 정말 가슴 아픈 일이에요.

      2012.05.11 11:11
  • 오율

    저번에 백령도 폭격 났을때도 참 무서웠는데..
    지금 살아가고 있는 곳에서 언제 끝날지 모르는 공포와 테러가 가득하니 얼마나 불안하고 고통스러울지...
    정말 그곳에 조금이라도 희망이 있길...진심으로 바라게 되네요.

    2012.05.10 08:43 댓글쓰기
    • 카스트로 폴로스

      작가도 그런 마음을 담아 글을 썼던데 그 지역의 분쟁은 점점 악화되고 있는 것 같아 가슴 아파요.

      2012.05.11 11:13
  • 파워블로그 후안

    사실 정치적인 이유로 저런듯 가자지구는 언제나 중동 폭풍의 중심입니다. 죽음이 근처에 있는 그곳에서 사는 저 어린 소년소녀가 정치적인 이유로 서로를 증오하며 살아야 하는 현실을이해할수 있을가요? 저런 글을 대할때마다 과연 누구를 위한 정치이고, 누구를 위한 분쟁인지 의문입니다. 그게 모두를 행복하게 하는 일인지, 자신들만 행복하자고 하는 일인지....

    2012.05.10 10:01 댓글쓰기
    • 카스트로 폴로스

      소설 속에서는 집단으로 이해하던 대상을 개인으로 인식하는 과정이 나와요. 집단적 사고에서 벗어나고 보면 다 소중한 사람들이니 소통의 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더라고요.

      2012.05.1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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