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거주지역 가자지구를 아시나요? 어린 아이들은 물론이고 성인들도 의외로 많은 수가 모르는 그곳은 나라 없는 설움 속에서 팔레스타인 국민들 중 일부가 사는 작은 지역입니다. 도시라고 부르기에도 조금 애매할 것 같네요. 이스라엘 속에 위치한 이 작은 가자 지구 속에서 유대인 속 팔레스타인들은 오늘도 절망과 분노를 배우고 있습니다. 유대교와 이슬람교의 차이만큼이나 이들의 관계는 요원하기만 합니다. 한때 평화로운 공존을 꿈꾼 시기가 있었지만 결국 그 꿈이 무산된 지금 그들에게 남은 것은 서로에 대한 미움과 극단적 투쟁뿐인지도 모릅니다. 특히 팔레스타인 국민들이 말이죠.
멀리 떨어져 있는 우리의 뉴스에서도 빈번하게 만나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폭탄테러는 언제 끝날 지 모르는 이들의 분쟁이 계속되어 간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죠. 팔레스타인에서 폭탄테러를 하면 그 보복으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봉쇄하고 팔레스타인 거주민들을 보호하는 지역에 보복을 가하고요.
그런데 그 분쟁 속에 사는 사람들에게 이 분쟁은 어떻게 느껴지고 있을까요? 그들에게는 남의 일이 아니잖아요. 자신의 근처에 항상 죽음의 위협과 미움이 함께 한다는 것을 아는 그 기분은 도대체 어떠할까요? 그 죽음이 정말 코 앞에 가다온다면요? 그럼 죽음의 공포에 지게 될까요?
이 이야기 속 탈은 바로 그 죽음이 코 앞에 다가오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영화 감독을 꿈꾸는 십대 소녀인 탈에게 자신의 동네에서 자신이 항상 다니던 길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는 큰 충격입니다. 이미 잦은 폭탄 테러로 인해 죽음에 무뎌지고 있었던 그녀지만 이번만은 다릅니다. 그리고 그 충격에 잠겨 있던 탈은 팔레스타인에 사는 십대 소녀와 펜팔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가자지구에서 근무하는 오빠에게 부탁해서 바다에 편지가 든 유리병을 던지기로 하죠. 자신의 이메일을 함께 첨부해서요.
오빠에 의해 가자지구에 간 이 편지는 모래 사장에 묻혀 있다가 한 소년에 의해 발견됩니다. 잔뜩 비아냥 거리는 내용의 메일을 보낸 이 소년은 탈의 끊임없는 메일에 결국 답장을 하게 되고 드문드문 이들의 메일은 이어집니다. 정체가 드러난 탈과 정체를 숨긴 채 가자맨이라는 닉네임으로 편지를 쓰는 소년은 어느 순간 서로를 걱정하게 되고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관계로 발전합니다. 이 소년의 이름은 바로 나임입니다.
작가는 이 두 소년소녀를 통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간의 증오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그 증오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을 암시하는 작은 가능성을 심어 둡니다. 자연스럽게 총을 들고 폭탄테러를 통해 서로를 죽이려 하는, 서로를 미워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사회 속에서 살고 있지만 미움은 미움을, 증오는 증오를 재탄생할 뿐이라는 것을 아는 제 3자의 눈으로 그린 이 이야기는 그들의 현실에 비추어 보았을 때 이런 작은 희망이 꺼지지 않고 그 불씨가 점차 확대되길 바라게 만듭니다.
작가가 그려놓은 희망이 실제 현실에서는 더욱 실현되기 요원해 보이는 현실이지만, 그래도 이들의 삶에 평안이, 특히 팔레스타인들에게 행복이 찾아가길 조심스럽게 바래 봅니다.
덧붙임- 청소년 문학에 해당하는데 실제 십대들에게는 조금 어려울 수도 있답니다.
내용이 아니라 배경을 이해하지 못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