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최초 공개! 프랑스-한국 동시 출간!
70년 동안 잠들어 있던 모리스 르블랑 미발표 유작
<아르센 뤼팽의 마지막 사랑>
예스 24 독자분들께만 살짝, 아르센 뤼팽의 마지막 이야기를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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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처한 7억 프랑
1921년 이탈리아 대사관에서 무도회가 펼쳐진다. 코라 드 레른이 그곳에 참석했지만 아버지가 곧장 집으로 불러들인다. 딸이 도착하자, 레른 공은 이제 자신은 떠날 때가 됐다는 말을 남기고, 딸을 방에서 내보낸 직후 자살한다. 저택 별채에 기숙하는 네 명의 친구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코라…… 아버지가 남긴 유언은 그 네 명 중 한 사람이 아르센 뤼팽이라고 귀띔해주는데……
다소 괴팍한 성격임에도 레른 공을 아주 지적이고 고결한 인물로 간주해온 파리 사교계에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커다란 충격이었다.
장례식은 수많은 인파가 지켜보는 가운데 엄숙하게 치러졌다. 슬픔에 사무쳐 초췌하면서도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는 코라의 의연한 자세는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공식적으로 자살이 확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귀족 신분에 부합하는 교회의 장례 절차를 밟을 수 있게끔 그녀가 행정 및 종교 당국을 상대로 꼬박 스물네 시간 동안 얼마나 애를 썼는지, 사람들은 알 턱이 없었다.
무엇보다 헤어폴 백작과 사브리 대위가 큰 힘이 되어주었다. 두 사람 다 의외로 공직 세계에 연줄이 풍부했고, 힘 있는 사람들에게 압력을 행사할 모종의 수단들을 가진 듯했다. 백작은 코라를 위해 힘이 되어줄 몇몇 사람 만나러 다니는 일 빼고는 거의 그녀 곁을 떠나지 않았다. 반면 앙드레 드 사브리의 경우, 그녀 주변에서 얼굴 보이는 일이 별로 없었다. 장례식이 끝나고 나서 한동안 낮이나 밤이나 툭하면 어디론가 사라지고 마는 그의 행태가 코라는 그저 놀라울 뿐이었다. 다시 나타날 때마다 넌지시 물어보긴 했으나, 그에게서 돌아오는 건 두루뭉술하고 모호한 대답뿐이었다.
나머지 두 사람, 도널드 도슨과 윌리엄 로지는 요즘 한창 인기 있는 술집을 뻔질나게 드나들면서, 밤을 잊은 젊은 친구들과 어울리곤 했다. 기질적으로 향락에 기울기 쉬운 이 두 남자는 어쩌다 목격한 처참한 사건에 상당한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 그 끔찍한 기억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듯 그들은 갈수록 외출이 잦아졌고, 자신들이 보고 듣고 아는 사실을 취객들 앞에 낱낱이 떠벌림으로써 손쉬운 인기를 얻고 있었다. 결국 레른 공이 자기 머리에 권총을 발사했다는 이야기가 급속도로 퍼져나갔고, 자살을 둘러싼 전후 사정이 살롱과 야간업소들을 거치면서 터무니없게 확대 재생산 되었다.
“세상에! 그 사람 자기 딸한테 편지를 남겼다지? 편지에 자기 친구 카모르 씨까지 언급해가면서, 그 아버지가 자살할 때 남겼던 이유와 똑같은 이유를 내세웠다는군! 말도 안 돼! ……”
제2제정 당시 불티나게 팔렸던 책, 어느 소설가가 카모르 씨의 사연을 풀어냈던 바로 그 책의 내용이 다시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다. 이러다가는 레른 공녀를 ‘카모르 양’이라 부를 날도 머지않은 상황!
물론 코라는 자신의 이런 인기와 별명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애도의 슬픔에 스스로를 가둔 채, 몇 가지 얽힌 문제를 정리하느라 공증인의 소환에 응하는 것 말고는 거의 외출을 하지 않았다.
게다가 파리 사람들은 똑같은 사안에 대해 오랫동안 열을 올리지 않는다. 이 사건에 대해서도 처음 느낀 흥미가 시들해지자, 때마침 터진 또다른 사태에 열중하는 것이었다.
1922년 7월 6일자 석간신문들이 런던에서 전신으로 날아오는 다음과 같은 뉴스들을 신속히 보도하고 있었던 것.
런던 : 유니버설 은행장은 최근 자신이 보낸 극비 전보의 사본을 분실했다고 밝혔다. 누군가 은행 집무실로 침투해 훔쳐낸 것으로 보이는 그 전보는, 다음 날 프랑스 국립은행으로 금화 400만 파운드를 송금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수상쩍은 우연의 일치 : 전보를 보낼 당시 통화 내용을 옆방에 있던 누군가가 엿들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은행장은 아무런 단서도 제공하지 못했다.
7월 8일 오전 : 런던발 항공편에 실릴 자루 두 개에 대한 보안이 철저하게 이루어졌다. 현재 여러 국제절도단이 이번 운항을 노리는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물론 아르센 뤼팽 씨도 요주의 인물로 명단에 올라간 상태다. 뤼팽 씨 본인 역시 이 문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이미 여러 차례 편지로 밝혀온 바 있다.
7월 9일 : 뤼팽 씨로부터 또 한 장의 편지가 당도했는데 그 전문을 소개한다.
“나는 항변한다. 신문에 게재된 편지들은 나를 사칭함으로써 당국의 주의를 따돌리려는 자들에 의해 조작된 것이 틀림없다. 이 자리를 빌려 경고하거니와, 그들이 누구이건 조만간 나와 대면하게 될 것이며, 늘 그래왔듯이 이번 사건에서도 나는 정의의 편에 설 것임을 분명히 한다. 귀가 있는 자는 알아들을지니…… 그럼 안녕! -아르센 뤼팽”
7월 16일 : 어제 저녁 드디어 문제의 자루 두 개를 실은 우편 수송기가 칼레 상공을 통과했음이 확인되었다. 곧이어 부르제 비행장에는 경찰과 군경을 비롯해 프랑스 국립은행 측이 별도로 고용한 사설탐정들로 삼엄한 경비가 펼쳐졌다.
밤 열시 정각에 항공기가 도착했다. 일단 항공기 운항은 아무 차질 없이 이루어졌다. 그런데 기내에서 자루가 발견되지 않았다.
속보 : 북부 외곽 지역 상공을 비행하던 문제의 항공기가 지나치게 고도를 낮추는 바람에 해당 지역 주민들이 기겁을 했다는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
긴급속보 : 파리 외곽과 팡탱 마을 사이에 위치한 쥘랭빌 경기장 별관에서 문제의 자루 두 개가 발견되었다. 현재 군경대 반장의 지휘 아래 십여 명의 경비원이 자루를 지키고 있는 상황. 자루 하나에는 ‘아르센 뤼팽의 구좌로. 파리. 프랑스 국립은행’이라는 메모가 타자된 아르센 뤼팽의 명함이 핀으로 고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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