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대학이라도 코로나19 이전에는 오프라인 수업도 있었고 대면 행사도 진행되었다고 한다.
신편입생을 위한 오리엔테이션이 이프랜드(ifland)에서 진행되었으므로 난생 처음 나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접할 수 있었다. 축제도 이프랜드에서 진행되었다. 싸이월드 이후로는 처음 아바타를 선택해서 꾸몄다. 아바타는 내 의지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의자에 앉으려는데 민망하게 삐걱삐걱 어색한 팔동작을 반복하며 의자에 부딪히고 있었다. 다행히 나만 그런 것은 아니었다.
내가 아는 메타버스란 이런 거다. 조금 어색하고 조잡한 가상현실 플랫폼. 그런데 이 메타버스가 인류 역사의 방향을 바꿀 미래 인터넷이라고 한다.
이 책은 탈현실화된 미래의 모습과 메타버스의 관계를 뇌과학자의 시선으로 풀어내고 있다.
저자는 탈세계화, 신냉전, 기후위기와 정체성 위기, 그리고 코로19로 더욱 두드러진 탈현실화를 오늘날 가속화되는 다섯 가지 트렌드로 보았다. 이 가운데 21세기에 가장 커다란 영향을 미칠 흐름은 단연 탈현실화이고 이 탈현실화의 한가운데 바로 메타버스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메타버스는 아직 기술적으로 완성되지 않은 상태로 코로나 사태를 통한 초가속화 현상 덕분(?)에 10년 먼저 지금의 트렌드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고 한다. 다소 어설프고 조잡하게 보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확인되었다.
제페토(ZEPETO)에서 명품을 사고 팔며 이프랜드에서 모임을 가지고 어스 2(Earth 2)에서 디지털 지구의 가상 부동산을 사고 파는 현상이 더이상 낯설고 괴상한 이야기만은 아닌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왜 현실에서 도피하려고 할까?
탈현실화된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나는 무엇이며 현실은 어디에서 만들어지는가?
질문을 생각하며 책장을 넘기다 보면 저자의 박학다식함에 혀를 내두름과 동시에 과학기술의 현주소에 한 발 가까워졌음을 느끼게 된다.
트렌드에 민감하지만 메타버스란 무엇이고 우리의 미래와 어떤 관계가 있을지 정확히 알지 못했던 사람이라면 이 책을 즐겁게 읽을 수 있을 터다. 더불어 지식수준을 한껏 끌어올린 양 뿌듯함을 느낄 수 있다.
마지막 장을 덮으며 근사한 철학책을 읽은 듯한 기분이 드는 것은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메타버스사피엔스 #메타버스 #탈현실 #가상현실 #김대식
#뇌과학 #동아시아 #동아시아출판사 #책추천
#동아시아서포터즈 #서평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