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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보와 앤

[도서] 리보와 앤

어윤정 글/해마 그림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리보와앤

리보와 앤은 도서관에서 일하는 보조 로봇이다. 리보는 입구에서 인사를 하며 도서 정보를 알려주고 앤은 2층 어린이 자료실에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준다.
바이러스로 인해 사람들이 모두 떠난 도서관에 리보와 앤만 덩그러니 남겨진다.

‘이건 나잖아?’
하고 생각했다. 2020년 2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학교가 문을 닫았다. 학생들이 오지 않는 도서관에 나만 남았다. 리보와 앤처럼.
재택근무를 할 수도 있었지만 가능한 학교에 나가서 도서관 문을 열었다. 누군가 올 거라고 기대해서는 아니었다. 집에서는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텅빈 도서관에서 PC를 켜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했다.
학생들이 돌아올 날을 기다리며 책 소독기를 구입했다. 집에서도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전자도서관을 계약하고 전자도서를 구입했다. 여느 때처럼 종이책도 구입했다. 다행히 뭐라고 하는 사람은 없었다. 다른 학교 사서 선생님은 학생도 없는데 책을 왜 사느냐는 말을 들었다고도 했다.
서가를 정리하고 폐기도서를 골라냈다. 온라인으로 도서관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한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애들도 없는데 도서관에서 뭐 하세요?”

아무도 오지 않는 도서관에서 리보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는다. 사람들이 오지 않으므로 소통률이 자꾸만 하락한다. 소통 로봇의 소통률 하락은 작업률 하락을 뜻한다. 기능에 문제가 있는 로봇은 초기화를 피할 수 없다.
나도 그랬다. 잊히는 것도, 쓸모없어지는 것도 두려웠다.

“그리움은 걷잡을 수 없는 재난. 만날 사람은 만나야 한다.”
앤의 말이 깊은 울림을 준다.

그리움과 두려움이 공존하던 그때를 돌아보면 긴 터널을 통과한 것만 같다. 앞에 또 다른 터널이 기다리고 있더라도 우리는 새로운 힘을 내어 굳건히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긴긴밤>의 뒤를 잇는 작품의 탄생이라고 말하고 싶다. 색채는 좀 다르지만 연결과 연대에 대해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는 감동적인 작품이다.

#어윤정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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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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