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음모론' 이란 단어가, 내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는 생각이 든다.그런데 종종 합리적인 의심에서 비롯된 음모론인지..내가 믿고 싶지 않은 것들에 대해 음모론이란 프레임을 씌우게 된 것인지 조차 혼란스럽다. 가급적 보고 싶지 않은 채널과.그럼에도 챙겨 보려는 채널을 보고 있으면서도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지..언제나 결론은 의심하고,질문할 것. 이라는 결론 밖에는 내릴수 없다. 당신이혹하는 사이..라는 프로를 보면서 하게 된 경험도 그랬다. 음모론에 관한 이야기라서..당연히 여러 가설을 듣고 생각해 보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는데..시작부터 음모론..함정에 빠지는 바람에...2회차를 다 보고 나서야..음모론에 얼마나 쉽게 빠질수 있는가...를 알았다. 마니에르 드 부아르..는 이번이 두 번째 구입이다. 관심가는 주제라 냉큼 주문했다.
음모론의 원천부터 음모론의 상상력..그리고 최근 가장 관심이 가는 코로나시대 백신관련 음모론까지... 그가운데 조금은 어렵지 않을 것 같은 주제부터 골라 읽었다. '픽션 속의 음모론' '역사에서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허위인 공식 역사와 사건의 진정한 원인을 알 수 있는 비밀 역사" 이 유명한 금언은 오노레 드 발자크의 소설<<잃어버린 환상>>에 나온 말이다"/ 27쪽 음모론에 대해 생각하기에 앞서 발자크의 소설이 언급되서 놀랐다. 프루스트 8권에서 발자크에 관한 이야기를 한참 들었고,그래서 <잃어버린 환상>을 몹시 궁금해 하고 있었는데..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만나게 될 줄이야..엄청난 두께가 주는 부담감때문에 망설이고 있었는데.. 읽고 싶어진다. 글을 쓴 저자의 시각에서 음모론 시선으로 읽은 것인지..소설의 바탕에 음모론이 깔려 있는지는..읽고 나서 판단해 봐야 겠다. 무튼 ...문학 속에 등장하는 음모론의 프레임은..여러 문제점을 야기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음모론을 철학적으로 접근할 수도도 뒤마처럼 음모론 자체에 매력을 느껴서일수도,작가의 개인적 성향이 작용해서..음모론이 문학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거다.그래서 때로는 위험한 함정에 빠질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중요한 건,문학 속에 음모론이 소재로 등장하는 이유가, 진실이 무엇인가를 묻는 것에 있다는 사실일게다. 질문을 멈추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과 함께.소설에 등장하는 음모론을 그대로 믿는 것은 물론 경계해야 할 대상일테고... 이런 점에서 보면 문학과 대척(?)점에 있는 대상이 언론은 아닐까.. '가짜뉴스에 가장 관대한 곳은 바로 언론' 이란 타이틀이 눈에 들어왔다. 확인되지 않은 기사를 거침없이 내보내고,정정기사는 거의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그것도 가끔 보도될 뿐. 자극적인 기사와 ..창작에 가까운 기사까지..." 집요하게 음모론을 물고 늘어지는 현상을 이해하기엔 확실히 음모론 자체만으로는 충분하지가 않다.단순히 미친 음모론자들이 들끊는다는 것만으로는 팩트 체크 현상이 설명되지 않는다.그리고 위협감이나 피해망상 증후군은 정권의 시녀임을 부인하면 할수록 오히려 의심을 사게 되는 언론계의 음모론 히스테리에서 상당히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사실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언론계 인사들은 스스로의 잠재적 역활에 대한 인식이 아예 없다.이들이 한 번 부정하고 나면 그것이 진짜인 것처럼 여겨지는 상황에 대한 인식이 없는 것이다"/51쪽 스스로 기사를 분석하고 사실 여부를 따져봐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지만..뉴스를 절대적으로 믿지 않아야 한다는 사실은 학습을 통해 배웠다. 문제는 언론..스스로 나아질수 있기를.. 그래서... "오늘날 가짜뉴스를 척결하겠다는 미디어 선봉대는 가짜뉴스에 가장 관대한 곳이 바로 언론 그 자체라는 사실을 깨닫기 힘들 것이다"/52쪽 이와 같은 말이 더이상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코로나19는 "치료제가 존재하지 않는 전대미문의 살인적 바이러스며 실내외에서 모두 마스크를 써야만 하고 철저히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하며 이동을 통제하고 백신을 통해서만 집단 면역에 도달할 수 잇다"는 정부가 제시한 유일뮤이한 시각 이외의 모든 문제제기나 해법은음모론으로 간주되었다"/ 182쪽
음모론인줄 모르던 때부터 음모론은 끝임없이 존재했을게다.최근 들어 음모론이 부쩍 사회의 큰 문제인것처럼 대두되고 있을 뿐... 음모론을 추종하는 자와 음모론을 이용하려는 자가 있는 한...우리는 음모론으로 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희망의 한 줄기를 찾고자 한다면...음모론에 빠져들지 않기 위한 교육과,어떤 상황에서도 의심하고 질문하는 습관을 스스로 갖는 것이 현재로선 최선의 방어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