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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가의 개들

[도서] 리가의 개들

헨닝 망켈 저/박진세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내가 아는 사람 중에 당신만큼 커피를 많이 마시는 사람은 없소"

 

 

말랑말랑하지 않은 소설에서 '커피'의 등장(?)은 긴장감을 풀어주는 역활을 한 셈은 아니었을까 생각했다.. 커피마니아로 알려진 발자크 소설에서도 커피가 이렇게 많이 언급(?)되진 않은 것 같은데....언제나 그렇듯 무심(?)한듯 시신을 발견한 시민(?)들은 그들의 또다른 무언가로 인해 온전하게 현장을 고백하지 못한다. 그런데 소설은 그냥 단순 원한에 의한 살인사건이 아니었다.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깊은 미궁 속으로 빠져들어가야 했다. 우선 나는 리가라는 이름이 한 나라의 도시이름인줄도 몰랐다. 당연히 발트해3국과 소련의 정치적 관계도 잘 몰랐다., 스톡홀롬과 마주한 발트해 3국은..참 복잡미묘한 관계였구나...역자의 설명에서도 언급되었지만...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 상황 덕분(?)에 <리가의 개들>은 단순히 소설로 읽혀지지 않았다. 허구라 할지라도..작품의 배경이, 라트바아 바리케이드 사건을 배경으로 한다는 것에 집중하게 되었다. <얼굴없는 살인자>에서 치료를 받던 뤼드베리의 죽음이 언급되는 순간..나도 모르게 탄식이 나왔다. 시리즈물이라 해도 결이 다른 흐름인 동시에, 이렇게 연결고리가 이어지는 것도 소설 읽는 재미의 하나라는 생각을 했다.마르틴 보다 훨씬 더 염세적인 듯한 발란데르...는 왜 경찰이란 직업을 선택했을까..직업에 대한 회의, 행복하지 않은 가정,불편한 관계의 아버지..오페라를 사랑하고, 이직을 꿈꾸는 발란데르...는 또다시 사건의 현장 속으로 들어간다. 단순한 살인사건 일거라 여겼던 사건은 거대한 음모가 도살리고 있었다. 눈에보이는 건 경찰의 부페, 마약의 카르텔이지만..그렇게 움직이게 만든건, 라트비아 독립을 와해시키려는 힘이였다.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 사람들이 갖는 파워 같은...그리고 나는 그 모든 것의 중심에 광신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의 마음과 정신 안에서 그는 옛 체재에대한 광신적 지지자였습니다.그에게 신은 늘 크렘린에 존재할 겁니다"/368쪽

 


"그날 늦게 그는 부두 가까이에 새로 생긴 카페로 차를 몰고 갔다.커피를 주문하고 바이바 리예파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30분 뒤 자신이 쓴 것을 읽어 보고 그는 그것을 찢어 버렸다.그는 카페에서 나와 부두로 갔다.빵부스러기를 뿌리듯 바다에 그 종잇조각을 뿌렸다.그는 여전히 그녀에게 뭐라고 써야 할지 몰랐다.하지만 그의 갈망은 매우 간절했다"/391쪽 연극 러브레터...를 보고 나서 읽게 된 마지막 페이지..문장에서 '편지'를 보게 된 순간 반가웠다. 발란데르가 여인을 사랑하는 마음이..너무 급사빠...같아서 격하게 몰입되진 못했지만..그가하는 일의 고단함을 생각했을 때..그는 매순간 무언가로부터 위로 받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건 아닐까..그래서 그가 품는 사랑이 다소 위태로워 보이긴 했지만... 연극 러브레터를 관람하면서.. '편지'라는 것이 단지 사랑의 고백이 아닌...마음의 소리를 고백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도구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추리소설이란 느낌보다, 이야기를 통해 역사를 설명받은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마음이 읽는 내내 편하지만은 않았다. 반복되는 역사의 답답함이 목까지 차오른 기분이 들었다고 해야 할까....역사는 정말 반복되는 걸까..커피와 발란데르의 인간적인 모습을 볼때가 차라리 위안이 될 정도였으니....그러나 발란데르의 사랑이, 심리상태가 위태롭게 그려진 것 역시 현재 우리 상황의 위태로움을 은유적으로 보여주려 한 건 아니였을까 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게 정말 있을까?"/1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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