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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날들의 기록

[도서] 조용한 날들의 기록

김진영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에세이에서 반드시 명시할 것: 기억한다는 것, 잊지 않는다는 것,그건 울지 않는다는 것이다"/345쪽

 


저자의 이름을 알게 되었을 때는 이미 고인이 되고 난 이후다.일반적인 에세이와는 결이 다르다는 지인들의 이야기를 듣고도 선뜻 읽어야 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는데,<전복적 소설 읽기>를 읽고 나서 반해버렸다. '변신'에 대한 시선이 같아서 반가웠고 프루스트에 관한 이야기가  있어 반가웠다. 마침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고 있던 시기였던 거다. 잃어버린..을 다 읽고 나면 다시 찾아 읽어보아야 겠다 생각했던 기억, 오래전 리뷰를 통해 확인했다.(살짝 소름) <조용한 날들의 기록>은 두께도 제법 되고,아포리즘 같은 글로 가득해서 리뷰로 남길 자신이 없었다. '좋다' 한마디로도 소감은 충분하니까... 그런데 나도 모르게 '책'에 관한 부분에 어쩔수 없이 집중하게 되고 보니, 기록(?)차원에서라도 간단히 리뷰 정도는 남겨두어야 겠다 생각이 들었다. 카프카의 단편 '형제 살해' 와 한트케의 '소망 없는 불행'을 읽게 된 이유. '조용한 날들의 기록'스타일로 표현하자면, 카프카를 읽었다. <조용한 날들의 기록>에서 언급한 부분이 궁금해서였다. 역시 읽어 보길 잘했다.. 뭐 이렇게 남기게 되지 않을까... 6년에 걸친 역사가 담겨 있다. 물론 매일의 기록은 아니다. 주로 강연에 관한 이야기,그리고 날씨이야기,조금은 개인적인 이야기..다. 그렇게 읽어가다 세월호가 나와서 나도 모르게 숨막히는 순간이 찾아오면서...자연스럽게 '기록'에 관한 글이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몇 페이지 넘겨 기록에 관해 언급된 부분을 읽으면서 기억과 기록은 한몸같은 존재인가 생각했다. 카프카 이야기가 나오고, 관심을 두었던 작가의 이야기가 나와 마냥 반가웠는데...불쑥 불쑥 기록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기록이 중요한 이유를 깨달았다.(왜곡되는 기억은 위험하다) 철학자에 관한 이야기는 여전히 어려웠지만, 카프카의 단편을 읽고, 나혜석의 단편 '경희'를 읽고 '소망 없는 불행' 까지 읽고 보니...프루스트에 관한 이야기가 제법 눈에 들어왔다. <전복적 소설 읽기>에서 보다 더 많은 것 같은 건 기분 탓이었을까....

 


"프루스트 강의,'슬픔'이라는 주제, 사랑이란 서로의 슬픔을 알아보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스완과 오데트는 더할 나위 없는 사랑의 파트너다.그러나 두 사람의 사랑만큼 불가능한 사랑도 없다. 가장 어울리는 파트터와 가장 불가능한 그들의 사랑, 이것이 사랑의 본질적 슬픔일까"/214쪽 "모든 것이 세월이다. 세월이 나를 떠나가듯 모든 것들이 나를 떠나간다. 거리도, 집도,얼굴도, 이야기도 기쁨도, 슬픔도....아 세월이여(마르셀 프루스트<고장의 이름>)/249쪽 프루스트와 사랑 특강,네 개의 명제들에 대하여 1)사랑은 환영이다 2)사랑은 자기애다 3)사랑은 질투다 4)사랑은 동성애다/251쪽 "프루스트 읽기는 왜 그렇게 매혹적일까 프루스트를 읽으면 어느 사이 누군가 곁에 있다. 그래서 프루스트 읽기는 혼자 읽기가 아니다.그건 곁에 있는 그 누군가에게 읽어주기다"/351쪽  의도(?)하지 않았으나 결국 의도한 것처럼 되어버린 기분... 산사나무를 볼때마다, 어김없이 프루스트의 산사나무가 떠오른다며 호들갑을 떨었는데..이제 <조용한 날들의 기록>도 함께 생각난다고 말하게 될 것 같다. 특히 왜 매혹적인가..에 대한 물음에 좋아요를 반복해서 누르고 싶었다. 독서는 혼자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함께 하는 것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주변에 프루스트의 소설에 대해 수다를 나눌 이가 없어 나도 모르게 반가웠나 보다. 처음에는 누군가의 일기를 엿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면 어떡하나 싶었는데, 기록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 새삼 생각해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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