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세키 나쓰메 긴노스케
소설을 재미나게 읽은 것과는 별개의 문제였을까..소세키의 이름도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도련님>을 재미나게 읽고 나서야 관심을 두게 된 책이었다. 마침 생일선물로 받고 싶다는 바람을 들어준 고마운 지인 덕분에 소장하게 되었는데... 정작 미루다미루다 아직까지 읽지 못하고 있었다. 물론 한 번 시도를 했던 것 같다. 다만 <도련님>을 읽은 지 한 참 후라 잘 읽혀지지 않았던 기억..선물로 받고 시간이 너무 지난탓에 활자 크기가 부담스러워진 것도 게으름을 피우는 이유가 된 것 같고. 다시 <도련님>을 읽고 난 덕분에 이제는 <도련님의 시대>도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싶어 ..시작했다.일본 메이지시대를 워낙 모르다 보니, 배경과 등장 인물들은 집중하기 쉽지 않아..'읽어'내는 걸로 지나가야 했다. 그러나 '도련님'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듣는 이야기는 즐거웠다. 우선 허구라고 생각하면서도 소설이 허구처럼 느껴지지 않는 이유의 비밀을 알게 된 것 같아 반가웠다. 소세키선생이 술에 약하고..심지어 주사까지 있다는 에피소드는 피식 웃음이 났다. 그런 기운에서 비롯된 제목이 '도련님' 일 줄이야... 어느 정도의 상상이 더해진 이야기겠으나, '도련님'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육성으로 들었던 이들은 즐거운 경험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빨간셔츠의 탄생비화, 기요할멈의 모델이 될 만한 인물, 그리고 소세키 선생이 이러저러한 에피소드를 통해 인물이 만들어지고, 작품의 배경이 되는 장소가 정해졌다. <도련님>을 오래전에 읽고 나서 <도련님의 시대>를 읽으려다 포기한 이유를 알았다. 빨간셔츠의 정체가 도통 생각나지 않았으니까... 기요할멈을 묘사하는 부분을 어떻게 그려냈을까도 궁금했던 부분이었는데, 내가 상상했던 모습으로 그려져 있었다. 간혹 아는 작가의 작품이 소개되기도 했지만, 소개되는 인물들과 당시 일본의 사회분위기를 오롯이 이해하기란 버거웠다. 그러나 읽고 싶었던 이유는 도련님에 관련된 부분이었으니까.. 그런데 도련님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에피소드에 안중근 열사와 묘한 인연이 있었다는 사실에 놀랐다. 만약 안중근 열사를 숨겨 주는 역활을 했다면 또 다른 역사의 그림이 그려졌을까... 소세키 선생은 부탁을 거절했다. "안중근도 역사의 흐름에 저항했다는 의미론 또 한사람의 '도련님' 이었던 셈이다"/177쪽 물론 이 생각은 소세키의 생각이라기보다 <도련님의 시대>를 쓴 세이카와 나쓰오의 시선일지 모른다. '도련님'을 읽으면서 '저항'의 아이콘으로 이해하기에는 뭔가 아쉬움이 있었는데.. 나약해 보일수 있는 제목에는 아무래도 반어법적인 요소가 있었던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학교를 박차고 나오게 된 건 불의에 저항한 모습이였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