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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일족

[도서] 아베 일족

모리 오가이 저/권태민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3점

"나와 내 마음조차 변하기 쉽다는 것을 깨달았다.어제의 옳음이 오늘의 그름이 되는 순간순간 변하는 나의 감각을 글로 써서 누구에게 보인단 말인가!(...)"/64쪽

 

<도련님의 시대>2 부 '무희'편
 

"(...) 나의 도요타로님, 이렇게까지 저를 속이셨습니까? 라고 외치며 그 자리에 쓰러졌다고 한다.(...)잠시 후 깨어났을 때는 눈은 똑바로 뜨고도 옆 사람을 몰라보고 내 이름을 부르며 몹시 욕을 퍼붓고 머리를 쥐어뜯으며(....)"/90쪽  <도련님의 시대> '무희' 편을 읽지 않았다면 모리 오가이 라는 작가는 모르고 있지 않았을까.. 아베..라는 제목때문에 관심을 둔 적이 있었을수도 있겠고.. 무튼 온통 도련님에 관련된 이야기인줄 알았던 만화 <도련님의 시대>는 메이지 시대를 관통하는 가운데 문학을 중심에 두고 있었다. 해서 2부는 무희의 작가에 대한 부분이 언급된 덕분에 호기심을 갖게 된거다. 작가의 경험담이 녹아 있는 소설이라는 것이 첫번째 이유였고, 그녀에 대한 묘사를 비교해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무희'는 아주 짧은 단편이다. 그리고 생각했던 것처럼  엘리스의 묘사는 너무 달랐다.  남자를 찾아 일본까지 찾아온 여성을 매몰차게 돌려보낸 남자의 마음에는..그녀가 차라리 시원하게 욕이라도 해 주길 바랐던 걸까.. 아니면, 그녀와 헤어지게 된 것에 대한 비겁한 변명이었을까...자전적 소설이란 생각을 하며 읽어서 인지 유독 '마음' 이란 단어가 와서 박혔다. 내 마음을 나도 모르고, 내 마음대로 살아갈 수 없는, 나 보다 국가와 가문을 위해 살아가야 하는 남자..마음 대로 살아가는 것을 자각했음에도 여전히 용기는 나지 않았고..그래서 부끄러운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소설 <무희>에 등장한 남자는 내 마음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인물로 그려진다.그렇다고 그녀에 대한 애틋함을 보이는 것처럼 느껴지지도 않았다. 그런데  '무희'를 발표하고 난 후 이혼했다는 설명을 읽으면서, 소설에서 나약하기만 했던 남자는 '무희'를 통해 자신의 용기없었던 한 때를 고해한 것은 아니었을까... 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모른 채로 읽었다면 조금은 평범하게 느껴질 법한 이야기였는데.. '마음' 이란 단어가 언급될 때마다 답답함 보다 안타까움이 느껴진건, 내 마음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없었던 시대를 살아간다는 건 어떤 기분일지..를 상상조차 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그러니까 그가 고해한 건 사랑하는 여인을 버렸다는 자체 보다 자신의 마음을 모르고 살았던 시절에 대한 고해는 아니었을까....."다른 곳에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던 건 그런 곳에 마음을 두지 않을 용기가 있어서가 아니었다. 다만 다른 길이 두려워서 스스로 손발을 묶어 놓았을 뿐이었다"/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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