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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한 캐럴라인

[eBook] 불쌍한 캐럴라인

위니프리드 홀트비 저/정주연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4점

휴머니스트 출판사에서 기획된 문학시리즈가 흥미롭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건 '할머니라는 세계'가 처음이다. 물론 '4월의 유혹'을 흥미롭게 읽게 된 영향이 크다. '도련님'과 할머니라는 세계에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궁금해졌다.(처음 도련님을 읽었을 때 내게 할머니의 시선은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다시 도련님을 읽게 되었고, 사라진 모든 열정..까지 재미나게 읽게 되면서, 다른 두 작품도 마저 읽어 보고 싶었다. <불쌍한 캐럴라인> 역시 흥미로웠다. 

 

혼자 살던 캐럴라인 고모의 장례식을 다녀온 조카들은 자신들에게 유산이 남겨진 것이 흥미롭다며..그녀를 회상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다른 이들 눈에 캐럴라인이란 여인은 다소 무모해 보이는 모습이었던 것 같다. 특별히 가진 것도 없는데,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사람들을 모으고, 투자를 하게 설득한다. 사람들은 어찌된 영문(?)인지 기꺼이 투자를 하려고 한다.... 그러나 막상 그들이 모이고 일이 진행되는 과정을 들여다보면서, 캐럴라인 보다 더 불쌍한 이들이 보였다. 정말 캐럴라인이 가장 불쌍한 인물일까..하는 생각이 들정도, 오로지 자신의 기계에만 관심있는 매커피, 감언이설로 사람들을 유혹하는 로저..가 훨씬 더 불쌍해 보였다..그리고 마침내 저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되는 순간 캐럴라인이 돈키호테처럼 보이는 순간이 찾아왔다. 그녀가 불쌍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 이유는, 당당히 살아내려 애쓰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인데,그녀 역시 자신이 처한 현실을 잊고 싶은 마음에서 그랬던 건 아니였을까 "이제 현실을 제대로 보아야 한다. 크리스천 키네마사가 눈앞에서 무너지고 있었다. 이사들이 하나씩 하나씩 떠나고 있다.일이 사라져 버렸다.꿈이 사라지고 있었다.(...)내가 늙어가고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이 떠나가고 있다.나의 시대가 지나가고 있다" 그래도 매커피와 로저 에게서 느껴지는 불쌍(?)함과는 결이 조금 달랐다고 말해주고 싶다...불쌍한 캐럴라인이었으니까... 한마디로 정리하기 힘든 소설이란 생각을 하게 된 건..나 역시 조금은 노년의 시간으로 추가 흘러 가고 있어서라는 생각을 했다. 오로지 영화에 대한 애정으로 사람들을 설득하고, 기쁨을 주기 위한 에너지를 쏟는 것처럼 보였던 그녀인데..실은 자신의 현실을 부정할 수단이 필요했던 거다. 자신이 병원에 눕는 순간 엘리너에게 절규에 가까운 원망을 쏟아 내는 순간..안쓰러운 마음도 들었지만..이것이 '노인'에게 처해진 숙명인 걸까 싶었다..이성적으로 따지고 들자면 캐럴라인은 무모했다. 그러나 그녀의 열정은 엘리너와 사제와 속세에서 갈등하는 신부에게 커다란 교훈을 주지 않던가...가르침이 아닌 그녀가 보인 행동을 통해서 말이다.그런 점에서 캐럴라인 보다 매커피와 로저가 더 불쌍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무모해보일지 모르는 돈키호테를 보면서도 용기에 박수를 내는 건..누군가에게는 도전의 마음을 품게 할 수 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헐머니의 세계'라는 시선으로 보는 것이 불편하진 않을까 했던 생각은 기우였다. 오히려,..노인으로 가는 시간에 육체적 고통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문제로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육체적 고통이 따른다고 정신적으로까지 고단해지는 건 경계해야 하는 문제가 되고. 그러나..또 캐럴라인 처럼 마냥 무모(?)하게 되는 것도.. 위험하다.그러고 보니 이래저래 위험하고 아슬아슬한 경계 속에서...할 수 있는 생각은 , 정도를 지키며 살아가야 하는 것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문제가 아닐까..건강하게 사는 문제보다, 잘 늙어가는 문제가 더 어려운 숙제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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