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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사드 '소돔의 120일'과 보들레르 '악의 꽃'. 

그리고 바타이유 '에로티즘'까지..

나는 그들을 사랑한다. 그리고 그들의 무한한 열정을 사랑하기에..

 

'놀라운 현실' 실화라는 것은 분명 그 놀라움을 담기 위함이니 좋은 이야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실화는 재미있다는 점보다 충격을 바탕으로 구성된다. 즉 실화이기에 그것을 더욱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으며, 보다 깊이있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베 사다! 그녀의 이야기는 참으로 놀랍고도 기묘하다. 사랑했던 남자의 성기를 잘라 자신의 음부에 담아둔 그녀! 이 영화를 보지 않은 이들 역시도 이 문구를 본다면 충분히 놀랄 것이다. 그렇기에 그녀, 당시에 미치광이나 광녀의 취급을 받았음에 분명하다. 하지만 오시마 나기사는 이를 에로티즘이라는, 이미 사드에 의해서 그리고 조르주 바타이유에 의해서 해석되고 그려진 놀라움의 세계를 통해 재해석하고 있다. 바로 죽음과 섹스의 경계에서..

 

섹스라는 단어는 금기는 아니지만 가려진 일상의 어둡고도 무서운 의미이다. 오르가즘은 더욱 그러하며, 성기라는 단어를 입에 올린다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이미 위반이다. 그렇기에 거시기라는 단어를 대신해서 사용하며, 욕을 통해서 그것들을 풀어내고 있다. 그러나 이는 우리 일상과 현실, 생활, 사회 속에 그대로 존재하는 실제들이며 단어들이며 기호들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는 우리의 그런 면을 감추고자 했고 가리고자 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그 덕분에 진정한 에로티즘의 의미는 망각하게 되었으며, 심지어는 그것에 대해서 알고자 하지도 않았다. 결국 리얼은 가려지게 되었다. 에로티즘의 진짜 의미는 실제하고 있음에도 말이다.

 

경험을 했다면, 혹은 그와 비슷한 감각을 느낀 적이 있다면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아주 작은 경험부터 출발해보자!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 그 사실만으로도 벌써 가슴이 뛰기 시작한다. 이는 어떤 공포의 작용도, 놀라움도 아닌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또는 그녀)를 만나게 되고 사귀게 되어, 키스를 하게 되었다고 하자! 그 키스의 달콤함은 그들을 행복으로 인도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까진 너무도 정상적인, 우리가 정상이라 믿는 패턴들이다. 이제 여기서 어른들의 세계로 넘어가게 된다면, 그들이 서로의 몸을 탐하게 되고, 서로를 원하고자 할 때. 그리고 그 일이 현실로 이루어졌을 때. 그 때의 순간을 기억해보자! 그 순간은 결코 가볍게 흘러버린 추억도 아니고, 잊혀진 기억의 조각도 아니다. 아찔한 순간의 느낌! 강렬하게, 마치 무언가 빨려나가는 듯한 기분! 얼굴은 달아오르고, 몸은 부들부들 떨리는 미묘한 조화로움의 발견! 바로 이것이 진정한 섹스의 순수한 작용인 것이다.

 

여기서부터 영화의 이야기를 시작해보도록 하겠다. 그들은 바로 이런 경험을 했으며, 그 경험을 통해 리얼을 알게 된 것이다. 한편, 아내가 있는 남자. 그 남자의 이야기를 하자면, 이는 푸코가 전에 성의 역사에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남편과 아내의 관계가 가져온 그 복잡성의 문제, 그리고 성의 자유로움보다는 가정이라는 개념에 묶이는 일반적인 성향의 문제를 통해서 어느정도 이해가 가능하리라 본다. 흔히 바람을 피운다는 것, 성을 매매한다는 것, 부인과 남편이 있음에도 고독을 경험한다는 것. 이 모든 것들이 바로 결혼이 가져온 반작용들이다.

 

이 문제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다시 풀어놓기로 하고, 어쨌든 그런 점에서 우린 그런 영화들을 자주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해피엔드'나 '밀애'도 좋은 예이며, 대부분의 '정사' 이야기가 그러하다. 반대로 '세브린느'와 같은 작품은 그것의 새로운 통로이기도 하다. 19금! 에로 영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소재 역시도 그것과 같다.

 

그러나 감각의 제국은 그 문제를 출발로, 그 이상의 진지함을 담고 있다. 그들의 섹스는 이전에 있던 모든 것들을 무로 변질시키는 기묘한 작용이었다. 쉽게 표현하자면 그들은 속궁합이 너무도 절묘하게 잘 맞은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부터 새로운 문제가 발생한다. 바로 인간의 욕망에는 끝이 없다는 사실!

욕망의 끝에는 다시 새로운 욕망이 발생한다. 오르가즘 역시도 마찬가지이다. 매일 같은 포즈로 섹스를 하고, 같은 형태로, 같은 자리에서, 같은 방식으로 한다면 그것은 처음 경험했던 그것을 넘어서진 못할 것이다. 또한 그것은 변증법의 과정을 필요로 한다. 새로운 경험, 새로운 장치, 새로운 세계로의 일탈을..

 

그리고 그들이 새롭게 발견한 것이 바로 죽음의 경지이다.

오르가즘 직전에 경험하는 그 작은 죽음! 그것은 숨을 막으며, 몸을 최대한 긴장시켜며 한 순간 그것을 터뜨리는 것! 이를 통해서 그들은 죽음을 경험하고, 진정한 오르가즘을 발견한 것이다. 허나 이미 죽음의 영역을 벗어난 그들이었기에 결코 넘어서는 안될 그 선을 넘게 된 것이다. 죽음! 결국 이 영화는 그 경지의 순간까지 천천히, 보다 자세하게 전체적으로 그려내고 있었던 것이다.

 

이와 유사한 작품이 있다. 역시나 일본 영화이며 에로티즘과 감각의 극한을 다룬 영화 '눈먼 짐승'. 이를 비교하며 본다면 좋은 경험이 되리라 생각한다.

 

우리는 감추고자 하는 것이 너무도 많다. 그것은 부끄러움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불편하기에 그러할 수도 있다. 허나 자연스러움보다 불편하지 않은 것이 또한 어디에 있겠는가!! 진짜 사랑이 무엇인지, 진정한 섹스가 어떤 것인지를 알고자 하며, 안다는 것! 그것만큼 좋은 것도 없을 것이다.

 

(나의 리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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