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직접 연설을 끝까지 들어본 적도 없고, 연설에 담긴 메시지를 기사로 대강의 내용을 접할 뿐 직접 내 삶과 관련 없어 보였는데, 이렇게 연설문으로 접하니 차원이 다른 깊이와 울림에 새삼 감동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보훈에 대한 반복되고 변주되는 메시지는 지금 우리에게 국가란 무엇인지, 진정한 애국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깊은 성찰을 호소합니다. 우리가 지금 누리는 사소하면서도 안정된 행복이 얼마나 많은 피와 땀 위에 이루어진 것인지 몰랐고, 그에 대한 값을 제대로 치르고 있는 것인지 반성하게 만듭니다.
흥남 피난민의 자녀라는 스스로의 삶에서 깨달은 자유의 귀중함은 멀지 않은 우크라이나의 전쟁 참상과 우리 나라가 힘이 없어서 일본이 들어온 것 뿐이라는 모 정치인의 망언과 대조되어 진정한 철학이 얼마나 삶에 깊은 뿌리를 두고 있는가 깨닫습니다.
다만, 이런 철학을 가진 대통령과도 이루지 못한 것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어쩌면 너무 이상적이었을 수도 있고, 돌아온 길이 너무 멀었을 수도 있고, 대통령 혼자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한걸음 한걸음 착실히 나가다 보면 우리의 후손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바르고 행복하게 사는데 작은 밑거름이 되지 않을가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