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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장난이야!

[도서] 하하하, 장난이야!

션 테일러 글/댄 위도우슨 그림/이순영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초등2년생이 되는 아들은 장난이 좀 심하다.

장난이 심한 날엔 알림장에 빨간 글씨로 두어번 적혀 온적도 있고, 같은 반 친구 엄마에게서 전화가 와서 아들의 장난에 관해 길게 통화를 한 적도 있다. 송구스럽기 그지없고 아들에게 화가 나기도 하고 한편으로 아들의 장난 수위가 어느정도인지, 그 정도이면 내가 걱정을 해야할지 말아야할지.......모호하기도 하다. 일단 아들은 자신의  장난이 다른 친구를 힘들게 할수도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해야했다. 장난이 심한 아들의 엄마 입에서 나오는 말이 뻔하므로 아들은 이미 여러번 주의를 들었고 혼도 났지만, 이 아들의 친구 사귀는 방법 중의 하나는 아직도 장난이 차지하고 있다. 그 장난을 받아주는 친구와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받아주지 않는 친구와는 시큰둥해지는 것이다. [나랑 놀자]라는 말 한마디 대신에 아들은 장난을 친다.  

 

 

두살 아래 여동생도 오빠와 함께 장난을 많이 친다. 가끔 장난인지 놀이인지 모르게 애매할 때도 있고 서로서로 장난이 맘에 안들어서 엄마에게 달려와 이르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하고 급기야 싸움으로 이어질 때도 있다. 딸은 나름의 발랄한 기질도 있지만 오빠와 놀다보니 제법 장난에 단련이 되어있다. 오빠가 똥침을 해오면 얼른 되받아쳐 똑같이 똥침을 하려고 오빠를 쫓아간다. 그러나 가끔 아이 둘의 놀이도 처음엔 정말 문자 그대로 장난으로 시작했던 일이 결과는 장난이 아닐 때가 있다. 그런 날 아이들은 어김없이 돌아오는 엄마의 훈계를 한참동안 들어야한다. 그러나 사실 아이들 키우는 사람은 안다. 이런 훈계의 유통기한이 우유의 유통기한보다 훨-씬 짧다는 사실을.....

 

 

내가 그림책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엄마의 백마디 훈계보다 그림책속 주인공들이 전해주는 이야기가 아이들의 마음에 더 깊이 새겨진다는 점이다. 아이들이 잘못한 행동이 있을 때 아이들을 앉혀놓고 줄줄이 길게 설교를 하는 것보다 그림책 한권이 더 강렬하게 엄마의 요점을 전달할 수 있는 것이다. 그 때 그 때 상황에 맞는 적절한 그림책이 있다면 얼른 꺼내서 일단 책을 먼저 읽어주고 그와 관련된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어떤 때에는 그런 이야기 자체도 꺼내지 않는다. 아이들이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돌이켜볼 기회를 주고 싶어서인데 의도한대로 자신이 먼저 관련된 이야기를 꺼내기도 하지만 그냥 지나쳐갈 때도 많다. 어쨌거나 어린 아이들에게 그림책은 더없이 좋은 선생님이다. 엄마는 선생님이 아니라 그저 엄마일 뿐이다.

 

 

 

이번에 받아 본 북극곰 출판사의  [하하하, 장난이야!]라는 책은 아들이 읽고 뜨끔했을 책이다. 

 

딱 봐도 개구쟁이일것 같은 새가 한마리 등장한다.

 

 

 

이 새의 장난은 다름아닌 누군가의 머리 위에 똥을 누는 것이다.

[똥]이야기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단골메뉴인데 이번에도 역시나 아이들이 황당하다는 듯 깔깔거린다.

예전에 [똑똑해지는 약]을 읽었을 때 만큼이나 아이들이 격하게 반응을 한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화가 난 소가 콧김을 뿜으며 씩씩거린다. 당한 쪽의 기분이 어떨지 애고 어른이고 할거 없이 척! 봐도 알겠다.

 

 

 

 

그런데 그 장난이 친구를 도와줄 때도 있다. 이 작은 꼬마새를 좋아하게 될 여지도 만들어준다.

 
 

 

 

 

 

이 새는 꼭 장난으로 똥을 누는 건 아니다. 연못 한가운데 누기도 하고 운치 있는 마지막 잎사귀에 후두둑 똥을 명중시키기도 한다. 싫든 좋든 그냥 하늘에서 똥을 누는 새다. 똥을 누는 그 자체는 나쁜것이 아니다. 다만 일부러 누군가의 머리만 찾아서 눌 때는 문제가 된다. 장난도 마찬가지 아닐까? 아이들은 그저 장난을 치고 놀이를 하는 것이다. 다만 누군가를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힘들게 한다면 그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그런데 곰 머리에는 누지 말걸 그랬어.

화가 많이 났거든.]

자! 이제 드디어 그 장난이 누군가를 정말 화나게 만들었고 새도 자신이 그 장난을 치지 말았어야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기까지 잘 따라온 아이들은 [드디어 올것이 왔구나]라는 표정으로 다음 장을 재촉한다. 새가 되어 하늘에서 똥을 여기저기 눠 보기도 했는데 이쯤에서는 곰이 되어 똥 씹은 표정이 아니라 똥 맞은 표정이 되어 보기도 하고 마지막 장면에서는 곰에게 당하는 새가 되어 [그러지 말걸~]이라고 자신들도 모르게 한마디씩 한다.

[심한 장난은 자신에게 되돌아 오는 법]이라고 아이들은 굳게 믿게 되었지만 앞으로 친구들에게 심한 장난을 칠지 안칠지는 알수가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마지막 장면이 주는 인상은 강렬했다. 왜냐하면 아들은 곧바로

[엄마, 한 번 더 읽어주세요]라고 말했고 나는 다시 표지로 돌아가 한번 더 읽어주었기 때문이다. 두 번을 내리달아 읽고도 아들은 한 장 한 장 넘기며 한참 그림을 들여다보다 잠이 들었다. 자기 나름 생각할 것도 많았으리라.....뜨끔했을 법도 하고....

 

 

 

아이들은 [똥]이야기가 주는 재미와 함께 다시 [똥]이 주는 교훈도 얻었다.

장난으로 한 행동이 상대방을 화나게 할수도 있으며 내가 당할수도 있다는 것을....

엄마는 얼굴 한번 붉히지 않고 매 한번 들지 않고 [다른 사람이 싫어하는 장난은 치지 말아라]라는 메세지를 아이들에게 전한 셈이다. 대만족이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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