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왜 제목이 '아몬드'일까, 라는 생각으로 집어들게 되었다.
이 소설에서 나는 두 가지 아몬드를 만날 수 있었다.
하나는 주인공의 뇌하수체이상을 언급하며 '아몬드'와 비슷하게 생겼다는 편도체를 뜻하는 것 같고,
다른 하나는 주인공의 엄마가 자주 아몬드를 먹도록 했다는 의미에서 나는 그것이 엄마의 사랑 이라고 느꼈다.
초반부터 강렬한 충격적인 이야기가 쏟아져나오지만,
감정을 느낄 수 없는 주인공의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되기 때문인지
크게 감정의 동요 없이 읽어나갔던 것 같다.
책을 다 읽은 후, 한 문장으로 요약해보기를 시도했다.
- '캘리포니아산 아몬드가 맛있다' ?
- 머리속 '아몬드'가 고장난(x) 특별한 한 소년 '윤재'가 가족과 친구들, 주변사람들의 관계속에서 '자기다운' 인간으로 커가는 살아가는 이야기.
- 가족의 힘? 엄마의 힘? 윤재의 엄마는 어떤 사람인가, 강인한 사람이다.
메모를 휘갈겨 쓰며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다보니,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 책이 다시 느껴진다.
그 사고 후...식물인간이라고는 하지만 누워있는 내내 아들이 찾아온 것을 전혀 몰랐을까?
아들과 아들의 친구(도라)가 해주는 이야기를 들었을까, 들었다면 어땠을까,
아들이 다쳐서 사경을 헤매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땐 어땠을까,
평범하지 않은 아이를 책임지게 된 '엄마'의 이야기는 어땠을까....
소설속 윤재의 엄마는 세세하게 표현되지 않고는 있지만, 아름답고 강인한 사람이라고 느껴진다.
배우자가 죽고, 아이가 평범하지 않다는 정말 깜깜한 현실 앞에서도, 어떻게든 책임지고 즐겁게 살아내려 애쓰고, 그 와중에도 자신의 꿈을 놓지않았던 단단한 사람.
죽다 살아난 아들의 눈앞에 식물인간이 아닌 회복된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는 사람.
지금 내가 보는 시선에서 '아몬드'는. 작지만 단단한 엄마의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