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블로그 전체검색
나의 아름답고 추한 몸에게

[도서] 나의 아름답고 추한 몸에게

김소민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몸에 대해, 존재에 대해 통찰적인 시각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이 책을 읽다 보니 요즘 내가 해설 중인 전시 작품에서 다루고 있는 디지털 세상의 가시성을 다루고 있는 작품이 떠올랐다.

위계질서나 차별적인 시선에서 오염 데이터로 분리되어 존재가치가 사라지는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로 실종자, 국적 불명자 그리고 기타 여러 존재들 가운데 50세 이상의 여성이 포함되었다는 다소 충격적인 사실을 접하곤 씁쓸해졌다. 물론 시사 코미디의 한 코너를 패러디한 다소 과장된 작품 속 이야기지만 무려 17만 명의 존재가치는 지구상에서 사라진다는 사실.

신체 심리학에서 구분하는 몸 body와 soma로 나누어 남에게 비치는 몸과 생각하는 몸으로 구분 짓는 관점에서 '몸만들기'라는 몸이 주체가 되어야 하는데 종종 우리는 중요한 내면이 아닌 보여주는 것에 더 중심을 두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한다.

우리의 몸은 누구나 나이가 들어가며 자연스럽게 소모되어갈 수밖에 없는데 그 과정에서 장애와 비장애로 이분법적 시선을 갖는가 하면 내실보다 외양에 치중하는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되는 안타까운 순간들이 종종 발생한다.

 

물리적인 운동 참 못하고, 싫어하는데 언젠가부터 운동의 필요성과 효과를 스스로 깨닫는 계기도 있었고 책 속 내용 중 퍼스널 트레이닝 이야기를 하며 근육이 무너지는 상태의 표현을

비닐봉지에 체지방이 담긴 풍선 같은 상태라는 말에 웃기면서 괜히 뜨끔한 마음이 들기도했다. 가끔 공원에 나가보면 왜 그렇게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건지 이제는 좀 이해가 되는 나이가 되었다는 씁쓸한 현실. 건강은 역시 건강할 때 지키는 것이라는 말 또한 진리다.

몸에서 확장되어 생의 전반, 그리고 우리 주변의 다양한 존재들과 그들의 반려동물까지도 아우르는 책을 통해 결국 우리는 혼자가 아닌, 누군가의 체온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도.

참 많은 감정의 기복을 경험하게 되었던 책이었다. 전철에서 읽다가 사소한 문장에 울컥해 난감했던 순간도, 복잡한 차 안에서 유난히 까칠했던 사람들을 마주하며 느껴졌던 씁쓸함도 책을 읽으며 스스로를 다독이고, 되돌아보게 했던 시간이었다.

좀 더 관대하고 친절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까칠하고 민감한 사람들을 마주하는 순간이 더욱 그렇다. 기억을 잃은 뒤에도 그 태도가 드러날 만큼 자기 삶 속에 깊이 뿌리박히는 태도를 연습한다는 책 속 문장에 그래서 더 공감했다.

늘 에너지 넘칠 것 같았던 몸이 어느새 중년으로 접어들며 피로감을 느낄 때가 많아졌다. 스스로의 몸의 감각에 주의를 기울이기. 이 또한 우리에게 너무나도 필요한 일이다.

건강검진을 하듯, 몸의 긴장과 이완의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도 부쩍 하게 되는 요즘이다. '살아있는 것들은 모두 짠하지'만 온기를 나눌 수 있는 관계들은 그마저도 극복할

힘이 된다. 첨단 기술도 할 수 없는 바로 그런 것.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0

댓글쓰기
첫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PYBLOGWEB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