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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문구

[eBook] 아무튼, 문구

김규림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문구 덕후가 쓴 책은 재미있다. 왜냐면 나도 문구 덕후이기 때문에.

문구 덕후들의 책이 유달리 재미있게 느껴지는 이유는 아마 같은 문구 덕질을 하는 사람들로서 우리는 같은 딜레마에 빠져있기 때문일 것이다. 가령 이런 문장이 그렇다. 문구 소비에는 ‘실용적’이라는 단어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는 것.

맞는 말이다. 사실 글씨를 쓰기 위해서는 종이 한 장과 펜 한 자루만 있으면 된다. 누군가에게는 문구가 정말 딱 그 정도의 존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용성만을 가지고 논하기에는 수많은 문구점들에 꽉꽉 들어찬 수천 종류가 넘는 검정 볼펜들의 존재 이유를 좀처럼 설명하기 어렵다. 펜뿐만 아니라 다른 문구들도 그렇다. 자르기 위해서라면 가위 하나, 칼 하나만 있으면 되는데 내 책상과 서랍에는 재질과 컬러가 다른 수십 개의 칼과 가위가 있고, 언제 쓰일지도 알 수 없는 수많은 스티커들과 엽서들과 새 노트들이 있다. 그렇다. 문구의 세상은 결코 실용성만으로 돌아가지 않는 것이다.

오늘도 문구를 사면서 실용성을 잣대로 죄책감을 느끼는 사람들, 굳이 실용적인 핑계를 찾아 소비를 하고 있을지 모르는 문구 덕후들이 같은 감수성을 나눌 수 있는 책. 아무튼, 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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