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속에서 발터 벤야민의 인용이 인상깊다. 간만에 전에 봤던 작품과 관련된 내용이 나와서 기분이 좋았다. 내가 읽은 책이 배경지식이 되는 경험, 독서모임의 효용성을 느낄 수 있었다.
제목이 '아무튼, 클래식'이다. 아무튼이란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어쨌든 이란 의미가 붙으니까, 이 사람의 글이 자유로워진 것 같아서 어떤 주제든 입문자가 가볍게 접하기에 좋은 책인 것 같다. 클래식이라 어느정도 지루할거라 생각했는데, 작가의 사변이 많아서 지루하지 않았다. 시리즈의 제목을 참 잘 지었다.
음악을 공유하는 건 사적인 영역을 내보이는 거라 생각해서 이 작가가 이 음악이 이렇고, 저 음악이 이렇다 하는 부분에서 놀랐다. 이 사람 나에게 자신의 감상을 생생하게 공유하는 게 뜻밖의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다. 작가는 음악에 약간 열렬한 감상자다. 또한 그 플레이리스트는 시각을 청각으로 바꿔준다. 음악이 책으로 경험하기 힘든 분야라고 생각 하는데, 그걸 책에 녹아내기 위해 그런 부분을 전해주면 완성도가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시각매체지만 청각매체로 보여주려고 노력한 작가의 센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다. 내 최종 감상은 이 사람 참 솔직하다는 거다. 하이라이트를 약간의 치졸, 바보 같은 부분들이 음악을 사랑하는 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