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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낸 자

[도서] 책 낸 자

서귤 글,그림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2박 3일로 전국국어교사모임 겨울연수에 다녀왔다. 방학에, 자발적으로, 약 20만 원의 자비를 들여, 스스로 부족한 점을 털어놓고 자원하여 발표를 하고 수업을 고민하는 선생님들이 이렇게나 많으시다는 것에 놀랐다. 마지막 날에는 연수를 마치며 『좋아하는 것은 나누고 싶은』을 쓰신 선생님, 『우리들의 문학시간』을 쓰신 선생님의 북토크가 열렸다. 교직 경력이 1년도 안 됐을 무렵부터 애정하는 마음으로 블로그를 구독 중인 분들이셨다. 독립출판물을 만드셨다는 글을 읽고 광화문 소소시장까지 시간 맞춰 찾아가서 팬심을 전하며 싸인본을 구매한 적도 있었다. 드디어 두 선생님께서 강단에 오르셨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연필을 쥐었다.



시작은 "왜 책을 만드세요?"였다. 친구이자 동료인 두 선생님은 독립서점 여행기부터 풀어가셨다. 특히 기억에 남는 독립출판물로 『모든 시도는 따뜻할 수밖에』, 『책 낸 자』, 『경찰관속으로』, 『그 여자의 자서전』를 꼽으셨다. 개인적인 이야기가 주는 울림을 헤아리며 '나의 이야기도 다른 사람들에게 울림을 줄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마음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쓰고 싶다'라는 생각이 드셨다고 했다.



연수가 끝난 후 나는 두 선생님의 발자취를 따라가듯 추천해주신 독립서점을 방문하고 추천해주신 『책 낸 자』를 읽었다. 서른 살에 독립출판물 『고양이의 크기』를 만들며 들었던 생각들을 풀어낸, 책을 만드는 이야기에 관한 책이었다. 얇은 만화책이라 부담 없이 읽었는데 여운은 짙었다. 좋아하기 때문에 만드는 나의 책, '책을 낸 후에 달라질 삶'을 꿈꾸며 엮어가는 나의 책, 좌절하다가 들뜨다가 그 모든 감정을 안긴 나의 책, 조심스레 가격표를 붙인 나의 책, 나의 책이기 때문에 소중한 나의 책, 그 '나의 책'을 이루어가는 과정을 함께 겪듯 찬찬히 읽었다. 그리고 나까지 나의 삶, 나의 글감을 소중히 껴안게 되는 신기한 체험을 했다.





그날 북토크를 들으며 나란히 앉은 룸메이트 선생님과 해방촌에 가자고 약속했었다. 누군가가 꺼내놓은 이야기가 연결되고 연결되어 파장을 일으킨다. 『책 낸 자』가 일으키는 크고 작은 파도를 타는 모두가 잠시쯤 같은 상상을 해볼 것이다. 책을 낸 후에 달라질 삶, 예전과 같을 순 없는 그 삶을 상상해본 후 고개를 내젓든 주먹을 불끈 쥐든 잠시나마 뭉클해질 것이다. 내가 나에게만 줄 수 있는 뭉클함이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하는 게 좋아요. 저한테 독립출판 알려주신 분이 그랬어요. 매일 하면 그게 직업이라고. 매일 책을 만들면 작가인 거예요."

- 「매일」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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