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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을 위한 실무 엑셀&파워포인트

[도서] 직장인을 위한 실무 엑셀&파워포인트

배준오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20대 후반에 교사로 들어선 학교는 10여 년 전 내가 학생일 때와 많이 다르다. 체벌금지(경기도는 상벌점도 금지), 오지선다 수행평가 금지(논술형 비율의 지속적 확대), 중학교 1학년 자유학기제로 시험 없는 환경(중학교 2학년 1학기도 지필고사 1회만 실시)이 낯설면서도 무척 마음에 들었다. 물론 과중한 입시 부담, 학급당 30명이 넘는 학생 수(그러나 이상한 평균 내기로 교사당 학생 수는 열몇 명이다) 등의 문제는 여전하다. 그러나 '학교가 변화하고 있다'라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특히 역사적인 코로나19 시대를 맞이하며 학교가 눈에 띄게 바뀌고 있다. 갑작스러운 온라인 개학으로 손 빠른 신규 선생님들이 구글 클래스룸, 구글폼, 구글 문서 공유와 실시간 화상회의, 영상 편집 기술을 익혔고 선배 선생님들 앞에서 연수를 하셨다. EBS 용량의 한계로 많은 선생님들이 유튜브 계정을 만들어 수업 영상을 업로드하신다. 실시간으로 온라인 학습을 확인하고 피드백이 이루어진다.



나는 젊은 교사 축에 속하면서도 '금방 지나가겠지'라고 낙관하는 쪽이었다. 아이들이 학교에 돌아올 날만 기다리고 있었다. 온라인 수업은 일시적이고, 학교를 열면 다시 내가 좋아하는 나의 방식으로 시간을 채울 터였다. 학습목표를 같이 읽고 발표를 하고 모둠활동도 하고 색색깔 분필로 판서를 하며 아이들과 눈을 맞추는 게 '진짜 수업'이고, 지금은 잠깐 학습결손 방지를 위한 응급처치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이들이 등교하는 주엔 "육체적으로 훨씬 힘들지만 정신적으로 훨씬 편하다"라는 말이 오갔다. 아무렴 학교에 아이들이 없는 것보다야 있을 때 수업이며 상담이며 생활지도며 눈코 뜰 새 없지만 내가 자신 있는 수업을 하니까 정신적으로는 오히려 뿌듯했다.



그러나 2학기도 온라인 수업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단지 2학기만 '버틴다'고 될 일이 아니다. 3월부터 일주일 더, 이 주일 더, 한 달 더와 같이 온라인 수업 기간이 연장된 것처럼 언제까지 지속될지 아무도 모른다. 코로나19가 끝나더라도 비대면 교육에 대한 논의가 높아질 것이다. 이젠 정말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 수업에서도 '나만의 수업'을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들인 책 중 하나가 길벗 출판사의 『직장인을 위한 실무 엑셀 파워포인트』이다. 일본어든 중국어든 심지어 주식조차도 처음 새로운 관심사가 생기면 길벗 출판사를 찾았기 때문이다. 출석부를 비롯해 엑셀에 각종 양식을 만들고 공동 작업을 하게 되면서 공부의 필요성을 느꼈다. 또한 PPT로 키워드 한 개나 사진 한 장만 띄워놓고 이야기를 풀어내며 아이들과 같은 호흡으로 판서하는 걸 좋아하는 나도 제대로 파워포인트를 익힐 필요를 느꼈다. 아무래도 영상을 찍으려면 파워포인트나 학습지를 기본으로 하고, 그 위에 필기를 하는 식으로 진행될 것이었다.



알고 보니 예전부터 블로그에서 유명하던 수현아빠 님이 쓰신 책이었다. 직장인 엑셀 활용법, 파워포인트 구조화에 더해 엑셀 파워포인트 연동 방법까지 담았고 하나의 프로그램을 깊이 있게 공부하기보다 전체적인 스킬을 익히고 싶던 나에게 알맞은 책이었다. 한창 교직 말고 다른 방향으로 취업을 준비하던 시기에 컴퓨터활용능력자격시험을 공부하던 어린 내가 떠올라 아련해지기도 했다. 그때는 자격증을 위한 공부였지만 지금은 현실에서 써먹을 수 있는 기술을 익히기 위해 공부한다는 차이가 새삼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는 것 같아 뭉클했다.



학교는 역동적인 공간이다. 이 사회도 역동적인 세계다. 이 역동성 안에서 파도를 타며 살아가기 위해 나는 서핑보드와 같은 나의 기술이 필요하고, 하나씩 배워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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