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다 미리의 책은 언제 읽어도 고개 끄덕거리게 하는 잔잔한 감동을 준다.
회사일로 특히 지쳐 있을 때, 집에 들어와 마스다 미리의 책을 펼치면
은근한 행복감이 들면서 피로가 스르르 풀리기도 한다.
그래서 올해에도 벌써 그녀의 책을 다섯 권 넘게 구입했다.
최근 들어서 책이 유독 많이 나오기도 했지만,
한 작가의 책을 이렇게 많이 거리낌없이 구입하게 될 줄은 사실 몰랐다.
가장 처음 읽었던 수짱 시리즈에 이어 요새 읽는 치에코 씨의 이야기는
30대이면서 결혼생활을 나름 오래해 온 나에게 또 다른 편안함을 주었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사회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것들은 수짱에게 동질감을 느끼지만
가족이란 뭘까, 행복이란 뭘까를 생각하게 되는 것은 치에코 씨 부부에게서 많이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서로 성격이나 가치관이 다르지만 다름을 인정하고 사는 치에코 씨와 사쿠짱.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크고, 또 상대의 마음을 믿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결혼하고 나서는 사랑보다는 믿음이라는 요소가 더 크게 자리하는 것도 사실인 것 같다.
그래서 상대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더라도 이유가 있겠지, 하고 납득하는 것,
생각보다 쉽지는 않지만 지혜로운 마음가짐일 것이다.
마트에서 함께 장을 보면서, 맛있는 음식을 함께 먹으면서 순간순간 행복함을 느끼는
그들 부부의 모습을 보면 슬며시 미소가 나오게 된다.
책을 보다가, 치에코 씨가 자주 들르는 카페의 직원이 아무래도 수짱이 아닌가 싶어서 무척 반가웠다.
헤어스타일이나 손님을 대하는 태도, 입고 있는 옷이 딱 수짱이었으니까 아마 맞을 것이다.
대화하던 중에, 이제 카페를 그만두게 되어 그동안 감사했다는 수짱을 보며
<아무래도 싫은 사람>이 생각났다. 아무래도 싫은 사람을 견디고 싶지 않아 카페를 그만두었던 수짱.
그녀의 못다 본 이야기 한편을 본 것 같아 반갑고도 재미있었다.
남은 두 권도 조금씩 아껴 가며, 위로가 필요한 날, 잔잔한 감동을 느끼고 싶은 날 읽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