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그러니까 2014년에 가장 많은 책을 산 작가가 바로 하루키였다.
올해는 그의 신작이 좀 뜸했기도 해서 다른 작가에게 바통을 넘겼지만.
그래도 하루키의 신작은 웬만하면 사게 된다.
이번에 나온 시드니-노란 표지의 시드니올림픽 23일 관전 에세이-는 정말이지 웬만하면 안 사려고 했다.
평소 여행 몇 주 다녀온 걸로 책 한 권 써서 팔아먹는 작가를 좋아하지 않아서.
그 몇 주의 경험이 만 원 넘는 여행서로 둔갑하는 것이 싫어서.
그런데 일러스트도 새롭고(일본 일러스트레이터가 아닌 이우일 작가),
코알라를 머리에 이고 있는 시크한 그 모습이 눈에 아른거려서
고민고민하다가 결국 주문했다.(5만원을 겨우 넘겨 시드니 usb 온열 매트도 챙겼다.)
하루키가 워낙 마라톤 마니아이기도 해서 마라톤에 대한 이야기는 꼭 있을 거라 생각했었다.
역시나 마라톤과 철인 3종 경기에 대한 이야기가
비싼 입장료를 내야 볼 수 있는 개막식도 지루해서 중간에 나오고
그 어떤 올림픽 경기를 관전해도 그 나름의 방식으로 비틀고 새롭게 표현하는 모습이
유쾌하고 재미있어서 역시 하루키는 에세이야, 하고 다시금 생각했다.
중간중간 호주에서만 볼 수 있는 코알라, 왈라비 등 다양한 동물 이야기와
박물관 체험기, 호주의 다양한 볼거리에 대한 이야기도 나와서
호주로 여행 가고 싶다는 생각도 불끈불끈 들었다.
벌써 꽤 오래전 올림픽 이야기지만, 기분 좋게 읽을 수 있는 관전기라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