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입문하면 제일 먼저 배우게 되는 열역학 법칙들. 자연현상 물리법칙을 설명하는데 있어서 기본이 되는 내용이여서 아마도 숙지해야하는 내용일 것이다. 하지만 전공자들이 아니면 학생 때 배웠던 내용들은 벌써 까먹었을 것이고 어렵게만 느껴지는 게 또 물리학이다.
이 책은 이런 이들을 위한 열역학 안내서다. 열역학의 기본개념에서 활용, 발전사까지 얇은 도서에 깔끔하게 잘 들어가 있다. 옮긴이는 신석민 서울대 자연과학대 화학부 교수님인데 저자에 대한 각별한 존경심을 느낄 수 있다. 저자는 작년 7월에 세상을 뜬, 스티븐 베리 미국 물리화학자로, 이론과 실험 분야 모두에서 중요한 발견을 한 ‘르네상스형 과학자’라고 한다. 화려한 이력만으로도 물리화학계에 중요한 역할을 했었던 인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열역학 법칙들이 바로 내 옆에 있는 자연법칙이라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_열역학을 접할 때 처음 대하는 자연의 법칙은 열역학 제1법칙으로, 에너지는 생성되거나 없어지지 않으며 한 형태에서 다른 형태로 변환될 뿐이라는 사실이다._p15
개인적으로 재밌게 읽었던 부분은 ‘왜 시간을 거슬러 돌아갈 수 없는가?’ 제2법칙과 제3법칙 챕터와 양자역학과 열역학과의 차이점에 관한 부분 이였다. 어설프게 내가 해석해서 내용을 적는 것 보다는 본문의 일부를 옮기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_열역학 제2법칙은 제1법칙과는 매우 다르다. 제1법칙은 변하지 않는 것, 특히 전체 에너지 또는 다른 세상과는 닫혀 있는 우주의 특정 부분의 에너지 양에 관한 것이다. 제2법칙은 일어날 수 없는 일에 관한 것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구별함으로써 시간의 방향을 보여준다. .....
자발적이거나 제한적인 가역적 과정에 의해 상태 A에서 상태 B로 갈 수는 있지만, 같은 과정으로 B에서 A로 돌아갈 수는 없다는 것을 암시한다. 이것은 매우 근본적인 문제로, 시간의 흐름 속에서 우주는 한 방향으로만 진화한다는 사실을 표현하고 있다._p41, 42
한 마디로 타임머신은 힘들다는..... ㅎㅎ;;;
_.. 모든 일상 경험과 같은 거시적 수준에서는 뉴턴의 역학이 여전히 유효하고 유용하지만, 양자역학의 설명이 유효한 원자 수준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양자역학은 열역학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궁극적으로 양자역학은 원자 수준과 관련이 있고, 열역학은 거시적 시스템에 적합하다. 양자역학은 특히 저온의 시스템과 관계가 깊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양자역학이 단순한 입자의 기본 특성에 관해 밝혀낸 놀라운 특성에서 비롯된다. .....
개별적이고 양자화된 준위 때문에 원자, 분자, 전자는 극저온에서 실온의 물질과는 매우 다른 특성을 나타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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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미온(전자)은 쌓여 있는 에너지 준위에서 허용된 가장 낮은 상태들에 대부분의 입자가 존재하는 방식으로 냉각될 수 있다.
열역학 제3법칙과 관련한 이러한 거동에는 흥미로운 의미가 있다. ...
충분히 작은 시스템 에서는 열역학 법칙 중 하나를 위반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엔트로피는 항상 증가해야 하지만, 시스템이 너무 작아서 요동이 자주 일어나고, 감지될 수 있을 정도로 큰 경우에는 일시적인 요동이 제2법칙을 위반하근 것을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열역학이 진정으로 거시적 시스템의 과학이며, 여러 측면에서 구성 입자의 수가 많다는 특성에 의존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_p140
연구와 발견이 계속되면서, 오랜 시간 동안 절대 진리로 인식되어 왔던 열역학 법칙들이 적용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다는 것들이 발견되고 있지만, 익히 “열역학은 가장 진실에 가까운 과학이다.” 라고 아인슈타인이 말했듯이, 자연의 모습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고, 냉장고, 에어컨 등으로 적용되어 우리 생활 속에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은 중요한 일인 것 같다.
또한 과학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고 발견의 본질에 대하여 당부함으로서 마무리를 하고 있다. 진정한 과학자의 태도가 아닌가 싶다.
_과학의 ‘법칙’과 과학이 자연에 대한 영구적이고 위반할 수 없는 진술로 여겨져서는 안 된다._p167
_우리가 우주와 그 속의 무엇인가를 탐구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을 수 있는 한 과학은 계속 진화할 것이다._p173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가 기본적으로 갖춰야하는 소양 중 하나 이기도 하지 않을까?
-> 다른 전문교재들 보다 비교적 쉽게 설명되어 있고 저자의 철학도 엿볼 수 있어서 편하다. 접근성 좋은 열역학 기초 과학책으로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