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김연수 작가를 사랑하게 된 바로 그 소설이다.
계속 다시 만날 날을 기다려왔는데 드디어 다시 볼 수 있게 되었다.
<꾿빠이, 이상>은 [데드마스크] [잃어버린 꽃] [새], 총 3개의 장으로 이루져 있으며
각각 세 명의 화자가 등장해 박제가 되어 버린 천재의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이
깊은 사유와 더불어 흥미롭게 펼쳐진다.
문제는 진짜냐 가짜냐가 아니라는 것이죠. 보는 바에 따라서 그것은 진짜일 수도 있고 가짜일 수도 있습니다.(…) 이상과 관련해서는 열정이나 논리를 뛰어넘어 믿느냐 안 믿느냐의 문제란 말입니다. 진짜라서 믿는 게 아니라 믿기 때문에 진짜인 것이고 믿기 때문에 가짜인 것이죠.--- p.97
무엇이 정말 진짜인가, 라는 질문은 이제는 상투적으로 들릴 수도 있는 질문이지만
내가 정말 누구인지 확신할 수 없고, 내 앞에 있는 현실이 정말 진짜가 맞긴 한 것인지
아무것도 믿을 수 없을 때 이 소설은 내게 큰 위로가 되어주었다.
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만나게 되어 정말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