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월, '올드위키드송' 공연 당시에 작성한 리뷰))
늦가을, 오감을 깨워준 음악극(2인극)이었다.
비를 통해 인물들의 심리 갈등과 정서를 표현했고
(마슈칸이 홀로 약을 먹으며 괴로워할 때는 폭우가 내리는 식으로)
그의 내면 심리를 따로 대사로 보여주지 않아도
관객들이 시각적인 장치로
바로 알아차릴 수 있게 했다.
커피와 페스츄리는
스티븐과 마슈칸이 서로 가까워지고 있음을
(나중에는 스티븐이 마슈칸한테
페스츄리 가게 추천까지 해줄 정도로)
보여주는 매개체이고
옷차림은 스티븐의 변화하는 성격을 보여준다.
초반에 넥타이와 재킷을 입은 모습에서
점점 노타이로 바뀌고
심지어 캐쥬얼한 옷까지 입는다.
(처음에는 마슈칸이
넥타이 풀라고 하니까
자긴 넥타이 푼 적 없다고 짜증냈지만)
극중에서 마슈칸은 한국과 일본 이야기도 한다.
(이건 각색이 아니라, 원작에도 있는 대사라고 한다)
마슈칸이
일본은 음악적 재능이 없다고 하자
(위대한 작곡가나 연주자가 없고)
큰 음악적 재능이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고 말한다
오랜 기간 일제의 탄압을 견디며 쌓은 비탄의 내공...
젊은 피아니스트 스티븐에게 슬픔과 환희가 공존하는 음악적 영감을 일깨워준다
어느날 자신이 피아노를 두들기는 기술자에 불과하다는 걸 깨닫고
피아노를 연주했지만
이건 나의 진짜 모자가 아니라는 것을
자신의 정체성을 비로소 온전히 받아들인 것이다.
영화 '위플래쉬'가 두 미치광이의 스릴러였다면
연극 '올드위키드송'은 마음이 촉촉해지는 그런 치유연극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