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공연을 보기 전에 저스틴 커젤 감독의 영화 <맥베스>를 본 탓인지
세 마녀의 등장이 그렇게 무서우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영화 <맥베스>에서는 세 마녀(이들이 데리고 다니는 소녀까지 포함하면 네 마녀)가
뭔가 무기력하고 노쇠한 이미지였다면,
오페라연극 <맥베스>에서는 정말 무시무시한 저주를 퍼붓는 예언자 같은 모습이었다.
세 마녀는 남자 배우들이 맡았다.공연 시작 전에 세 마녀 중 한명이 내 앞에 서 있는데
정말 비명을 지를 뻔한 것을
꾹 참았다.
오페라 연극 <맥베스>는
셰익스피어의 비극 <맥베스>와 베르디 오페라 <맥베스>를 결합한 작품이다.
무대에는 두명의 맥베스가 등장한다.
맥베스의 연기를 맡은 배우와
맥베스의 아리아를 맡은 성악가.
레이디맥베스 또한 배우와 성악가가 나란히 무대에 등장한다.
배우가 대사를 한 뒤에는,
성악가가 아리아를 부르며 내면의 고조된 감정을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아리아의 가사는 한국어이며
자막으로도 전달된다.
소극장에서 오페라 아리아를 듣는 것은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다.
그것도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맥베스>를!
오페라연극 <맥베스>는 맥베스의 야심과 불안을 잘 전달해주었다.
맥베스의 야심을 부추기다가, 나중에는 살해당하는 신세가 더 낫겠다며
불안에 몸부림 치는
레이디 맥베스의 연기도 기억에 남는다.
세 마녀들의 연기와 노래도 매우 인상 깊었다.
(마녀들 등장할 때는 정말 오금이 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