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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볼루셔너리 로드

[영화] 레볼루셔너리 로드

개봉일 : 2009년 02월

샘 멘데스

영국, 미국 / 드라마,로맨스 / 청소년 관람불가

2008제작 / 20090219 개봉

출연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케이트 윈슬렛

내용 평점 5점

레볼루셔너리 로드 ㅡ영화 , 케이트 윈슬렛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김동식 소설집에 보면 그런 반전이 자주 나온다 . 개조인간이 소수인줄 알았는데 모두가 개조인간이었고 인간이 희귀인종으로 보호와 감시 속에 갇혀있거나 , 자신들을 철저히 정상이라고 믿고 사는데 어느날 알고보니 자신들 자체가 변종으로 세계가 이미 모두 변했더라는 설정 . 참 무섭고 섬득한 일이다 .

며칠 전에 본 윈드 리버라는 영화에선 인디언보호구역이 나왔다 . 사실 인디언보호구역은 그 영화에서 특별한 게 아닌듯 느껴졌지만 그 광활하고 날씨가 변화무쌍한 지역에선 어쩐지 원주민들과 백인간의 갈등이 첨예한 공간인 걸 그려내고 싶었나 보다 . 그런 곳에서 어린소녀가 살해당한 시체로 발견되고 이전에도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게밝혀진다 . 나중에 범인은 그 보호구역에서 기업의 일로 파견 온 관리자들이 지역의 팽팽한 공기와 끝없는 눈발 , 그리고 어찌해 볼 수없는 지루함에 그같은 참극을 벌인 거라는 걸 보여준다 . 백인이 다수인 세상에서 격리지역 같은 보호구역으로 들어가 소수중에 소수로 뭔가를 다시 견디는 일은 사람을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에 쉽게 내던지는 거 같다 .

윈드 리버에서 그 남자는 악당이고 범죄자였는데 , 그의 말은 참 오래 인상에 남았다 . 아무것도 없는 이딴 곳에서 미쳐버릴 것 같은 지루함을 어쩌란 거냐는 외침 . 그 절망과 공포가 너무 생생했다 . 사람을 죽일 정도의 절망과 공포라니 ...

레볼루셔너리 로드에선 밖에서 모두 칭송하는 젊고 멋진 부부로 프랭크와 에이프릴이 나온다 . 그들은 첫눈에 반해 아이둘을 낳고 레보루셔너리 로드의 멋진 집에서 살고 있다 . 하지만 극의 엔딩 쯤엔 누군가는 그들이 정상을 벗어난 사람들인 것처럼 말하고 , 누군가는 그들의 다름을 위안 삼아 뒷담화를 한다 . 프랭크는 이제 혼자 아이들을 건사하고 있다 . 에이프릴은 자신에게 닥친 현실이 스스로를 죽음으로 몰고가는 일이 될 수 있는데도 그 불가능해 보이고 비정상이라 일컷는 지점을 향해 손을 뻗는다 . 그래서 죽는다 .

결혼과 이상의 합치는 있을 수 없는 일같다 . 그냥 그런 척 살 뿐이고 , 그 척하는 삶을 견디지 못한 에이프릴은 프랭크가 꿈꾸던 파리로 가서 다시 꿈을 꾸며 사는 걸 희망하지만 프랭크의 승진과 임신이 발목을 잡자 극단의 선택을 한다 .

나는 그녀의 절망과 공허를 너무 너무 공감했다 . 그렇지만 프랭크의 불안도 두려움도 이해했다 . 슬쩍 괜찮은 척하고 살 수도 있을지 모르지만 그게 안되는 사람들은 타인이 보기에 정상을 벗어나 보인다는 것도 . 그녀를 이해하는 존 ( 정신병자 수학자로 나온) 때문에 세상의 경계는 더 견고하다는 걸 알게 되서 그 또한 충격이었다 . 어쩌면 존은 지극히 아무렇지 않은 사람인데 , 그의 어머니 기빙스부인은별난 아들을 견디지 못한 걸로 보인다 . 그녀가 그 사회의 견고한 벽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장치임을 깨닫자 나는 내가 무서워졌다 . 내가 기빙스부인이 아니란 말을 못하겠어서 .

살아 있는 동안 우리는 많은 꿈을 희망하며 산다 . 그런데 나는 언제부턴가 내 꿈을 설명하는 일이 어려워졌다 . 하고 싶은 건 분명하지만 현실에선 뜬 구름일 뿐이란 것을 너무 잘 알고 하다못해 그 꿈 비슷한 지점까지 가기 위해선 너무 멀고 먼 길까지 마다치 않고 걸어야한다는 게 무엇보다 힘든 일임을 설명하는 일 .

나는 김동식 소설 속 개조인간 아우팅을 스스로 하는 최두식이 되었다가 , 윈드 리버에서 눈보라 속을 맨발로 달리는 여자가 되었다가 ,레볼루셔너리 로드에서 스스로 질식해가는 일반인이 , 에이프릴이된다 .

그러면서 아주 잠깐 그녀 에이프릴이 손을 뻗은 그 곳이 부러웠다 .그녀는 지금 꿈꾸는 곳에서 살고 있을까 ? 그랬으면 좋겠다 . 그 곳이야말로 레볼루셔너리 로드일테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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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엘리엇

    저는 이 영화에서 두 배우가 싸우는 장면 있잖아요ㅡ 디카프리오 딕션이 너무 좋아서 매번 감탄해요. 연기를 정말 정교하게 한다는 생각이 들고... 샘 멘데스가 이때 윈슬렛이랑 결혼했을 때라(지금은 헤어졌어요) 디카프리오랑 남편으로 나오는 것에 대해 인터뷰도 하고 그랬던 기억이 나요. 멘데스가 셰익스피어에 일가견이 있잖아요 그래서 영화도 그런 면이 잘 반영된게 아닌가 싶네요

    2018.02.05 17:24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언강이숨트는새벽

      진짜 인생 영화라고 해도 되겠더라고요 . 두 배우의 충돌 지점에 제가 휘말리는 느낌이 들었어요 . 윈슬렛과 결혼한 남자가 이 감독였다니 ... 어쩜 그런건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어요 .^^
      또 존이 다른 이들은 이해 못하면서 이해하큰 척할 때 , 공허에 대해 두려움에 대해 이야기 하는부분은 넘 좋았어요 . ^^

      2018.02.05 21:18
  • 파워블로그 나난

    제목조차 낯선 영화입니다. 언제적 영화인가 연도를 다시금 보게 되요. 정말 영화하고는 거의 담쌓고 살고 있나봅니다. 결혼과 이상의 합치. 정말 행복하게 사는 사람은 얼마 안 되는 것일까요...

    2018.02.06 14:55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언강이숨트는새벽

      케이트 윈슬렛 영화를 부러 찾아 보는 중예요 .^^ 저도 연도를 보고 놀랐었네요 . 리뷰들이 진짜 연도별로 느낌이 다른 것도 빅 재미예요 . ^^

      2018.02.07 06:06
  • 스타블로거 ne518


    정상과 비정상이 있을지... 그저 다른 것일 텐데 싶네요 많은 사람과 비슷하지 않으면 이상하다 여기기도 하지요 그걸 알고 참고 사는 사람도 있고 참지 못하는 사람도 있겠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 사람도 그럴 것 같네요


    희선

    2018.02.07 03:14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언강이숨트는새벽

      그럼에도 , 정신병원을 보내니 말이에요 . 다른다는 이유로 ... 계속 자신의 세계에 산다는 이유로 , 정신병원이라니 ... 기빙스 부인은 자신의 아들을 그렇게 만들어요 . 그리고 그 아들의 별남을 그냥 받아들인 두 부부를 이상한 사람들이라고 말하고요 . 영화에서요!^^

      2018.02.07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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