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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트라이트

[영화] 스포트라이트

개봉일 : 2016년 02월

톰 맥카시

미국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2015제작 / 20160224 개봉

출연 : 마크 러팔로,레이첼 맥아담스,마이클 키튼

내용 평점 5점

 

한번은 가쉽을 다루는 영화인가보다 하고 틀어 놨다가 다른 일을 동시에 하느라 집중력을 잃는 바람에 내용을 제대로 흡수 못하고 지나쳤던 영화였다 . 다시 찾으니 어찌된 일인지 무료보기가 안되고 검색에 뜨지 않아서 차일 피일 미루다가 며칠 전에야 다시 보게 되었다 .

 

요즘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구속과 재판으로 사회 톱 뉴스가 시끄러웠다 . 내가 일하는 사무실의 평균 연령은 웃기게도 얼마 전 리뷰를 한 , < 평균 연령 60 세 ㅡ 사와무라 씨 댁...> 쯤 될까 ? 거기서 내가 가장 막내이다 .  그러다보니 사회 이슈에 대한 시각이 나와는 첨예하게 다르다 .  회사의 어른들은 굳이 언니라고 부를 것을 청하기에 그리 부르고 있지만 , 사실 엄마라고 불러도 될 만큼의 연령차가 있다 .  세대차가  크다보니 좋은 점도 있지만 사회적인 뉴스를 이야기 할때는 나는 성난 조개 마냥 입을 다물고 있어야 할 때가 많다 . 성질대로 말을 하면 우린 분명 싸우게 될게다 . 그리고 편을 먹고 싸우면 나는 혼자여서 골리앗을 상대해야하는 사태가 될게 뻔하다 .

 

이재용 부회장은 , 경제인이고 삼성은 나라를 좌지우지하는 재벌기업이니 봐줘야 한다는 어르신들 . 5.18 민주화 운동 재거론은 지금의 문통이 인기몰이로 하는 언론 플레이니 그만 봤음 좋겠다는 이야기 , 세월호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도 이제 그만 떠들었으면 좋겠다는 게 그들의 생각이다 .

하지만 그 말의 골자를 들어보면 , 대게는 누군가 댓글로 달아서 퍼나른 듯한 뻔한 말이 다여서 속이 상한다 . 자신의 생각으로 이러 저러하니 이렇다가 아니라 , 누군가의 생각을 그대로 옳겨 놓는 모습을 자신의 생각인냥 착각하고 있다는 것 조차 모르고 있는 걸 보며 이따금 나는 한마디씩 돌멩이를 던진다 .  언니 , 맨날 국민 연금 얼마 받나 ? 그거 계산하고 따지고 있잖아요 ? 그 국민연금가지고 장난한 사람이 삼성 이재용이면 어떻할건데요 ? 그래도 풀어주는게 맞아요 ? 하는 식으로 ... 질문만 간간히 던지고 있다 .

 

이 스포트라이트라는 영화는 미국의 3대 일간지 중 하나라는 보스턴 글로브 내의 스포트라이트 팀이 오래 전에 자신들이 그냥 간단하게 지나쳐 보낸 카톨릭 신부들의 성추행 사건을 되짚으며 마침내 진실을 위해 애쓰는 모습을 담담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  대사건임에도 어찌나 시선처리를 담백하게 해내는지 , 그래서 더욱 그 화면들이 다큐보다 더 다큐같이 와닿았던 것 같다 .

 

처음엔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며 , 자신들이 기사에 냈다는 사실조차를 잊고 있던 문제이고 , 그 당시엔 그 사실이 문제로 다가오지도 않았을 만큼 사소하게 치부했던 카톨릭 교구의 아동 성추행 사건은 이제 파헤칠수록 끔찍하게 커져서 최초 7여건으로 시작한 증거가 90여건의 진실이 되어 돌아오는 걸 스포트라이트 팀은 그야말로 아연실색하며 바라보게 된다 . 왜 ? 이제 자신들도 가정이 생기고 아이들을 양육하는 입장이 되었기 때문에 그 사회적인 문제가 남의 일일 수 없게 된 게 아닌가 ㅡ 나는 그 장면을 그렇게 읽었다 .

 

그렇기에 사실 확인을 조사하던 팀의 기자는 바로 가까이에 옛날 문제의 신부가 있던 기구가 그대로 있음을 확인하곤 갈등을 한다 . 비밀리의 추적이기에 발설하면 안되고 그렇다고 아이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상담기구 , 혹은 교회에 아이들을 그냥 보내도 과연 괜찮은 건지 , 확신할 수 없게 되었으니까 .

 

그리고 스포트라이트 팀의 팀장은  보스턴의 유명 하고, 전통 있는 자신의 모교에도 방문 , 이 기사를 조직적으로 방해하는 세력에 맞서기 위해 교장을 찾아가는데 ,  거기서 증언처럼 말한다 . 한 친구는 지금 잘 성장해서 가정을 두고 아이들도 있고 번듯한 직장에 훌륭한 가장이 됐는데도 불구하고 그를 만난지 20여분 만에 무릎을 꿇고 무너지며 , 하키 팀의 코치에게 성적 학대를 받던 사실과 함께 왜 그때 자신이었어야 했냐며 울었노라 , 고 말한다 . 우리 모두 그 피해의 당사자 일수 있었는데 우리는 다만 운이 좋았을 뿐이라며 . 자신도 예전에 올라온 기사의 증거를 그냥 한 조각 뉴스로 내보내고 파헤쳐 볼 생각도 못한 때가 있었다고 고백을 한다 . 

 

양심을 거스르는 세월의 부메랑은 이렇게  생존자란 이름으로 되돌아와서 남은 사람들의 가슴에 잔상을 깊게 남긴다 .

 

처음 , 회사에서 내가 이 말도 안되는 어른들의 이야기를 듣고 분개와 치를 떨던 시간을 생각하면  , 아 , 정말 같은 공기 마시기 싫다 . 그런 생각 까지도 했었던것 같다 . 그런데 지금은 왜 ? 어째서 ? 저들은 저들의 잘못된 세월을 인정할 수 없는가 생각해보니 , 나라면 어떨까 ? 입장을 바꿔 보니 , 그 심정이 아주 모를 종류의 정체가 아니었다는 걸 깨닫게 됐다 .  그들이 살아온 삶  , 어쩔 수 없었던 지점이거나 살아야해서  , 그 길 밖에 없어서 열심히 살아온 날들일 뿐인데 이제와 누군가 그것이 송두리째 틀렸노라 말한다면 ... 심한 저항이 올 수 밖에 없겠구나 . 하는 당연한 깨달음 .  그러니 부정하고 싶을 수 밖에 , 얼른 무서운 진실은 지나가게 만들고 싶을 수 밖에 ...

 

그래서 이젠 나도 조금은 참을 수 있게 되었다 .  이 어른들이 나를 견디듯 (새파란 후배의 시선은 자신들을 쫓아오는 무엇일 테니 ...얼마나 싫을까 !) 나도 그들을 기꺼이 견딘다 . 괜찮다 . 괜찮다 . 하면서 ... 다만 아직 그 중간 지점을 찾지 못했다 . 어떻게 하면 그들의 삶도 인정하고 우리의 삶도 공존할 수 있을지에 대해 ... 아마 그건 앞으로의 정부가 더 많이 노력해야 할 부분일지도 모른다 . 

 

스포트라이트 팀이  마침내 기사화해서 정면 승부를 하고 제보전화를 받고 문제의 교구들의 이름을 나열하며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 걸 보면서 ...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

 

모른 척 지나가고 싶었던 이유에 대해 , 부정하고 싶었던 사실에 대해 , 몰라서 죄가 아니라는 안일한 도피에 대해 , 그래 지금은 그게 편하고 그게 괜찮을 수 있겠지 . 잘하면 평생 잘 도망 다닐 수도 있을거야 . 하지만 언제고 당신의 대가 아닌 , 그 후대라도 그 댓가는 반드시 치르게 되어 있다는 사실을 , 기억한다면 ... 아주 작은 틈으로라도 도망가고 싶은 지금을, 후회하는 날이 올 거라는 이야기 를 스포트라이트 ㅡ라는 영화를 통해 본다 .  내 자식 피눈물이 싫다면 남의 자식 피눈물도 닦아 줘야 맞다 .

 

그러니 , 위안부 문제를 매듭짓지 못하고 대충 넘어가려는 일본 정부 , 그리고 얼렁뚱땅  1심에 5년 , 항소를 준비하는 그분들 ... 그리고 그 꽃같은 세월 , 그때가 좋았다 말하시는 분들은 다시 한번 , 모른 척 하고 싶은 그 마음을 잘 생각해 봐 주시기를 간절하게 바란다 .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에 대해서 ... 다 커서 , 다 늙어서 진실에 무릎이 꺽이지 않으려면 ,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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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게스

    오, 글쓰기 스타일이 바뀌셨네요~ 어르신들이랑 얘기하기 힘들죠. 그렇다고 박박 대들수도 없고. 정신적으로 엄청 힘드시겠어요.

    2017.08.30 11:11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언강이숨트는새벽

      아, 그런가요 ? 시간이 없어서 생각나는걸 얼른 옮기다보니 메모장에 쓰고 옮길 새도 없이 바로 썼는데 ... 많이 이상한가요 ? 늘 두서가 없다 싶어요 . ㅎㅎㅎ
      그래도 기본적으로 좋은 분들이라 지내기엔 괜찮습니다 . 나이드신 분들만의 특유의 지혜랄까 그런 것도 배우고 하니까요 . 사회 문제 세대간 차이라고 ,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겪어온 세월이 다르니까요 . 아무래도 ... 또 그분들이 우리 부모님들 모습일테구요 . ^^

      2017.08.30 19:13
  • 파란하늘

    이 영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영화인데요. 보스톤 같이 카톨릭이 권력과 문화를 지배하는 그런 곳에서 그들의 대표격인 신부들의 탐욕과 성추행 문제를 밝혀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지 알겠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어려움을 다 이겨내고 진실을 밝힌 언론은 위대했네요. 최근 본 영화 <공범자들>과 비교되어서 가슴 아프네요.

    2017.08.30 16:00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언강이숨트는새벽

      영화는 오히려 차갑고 담담하게 시선처리를 하는 통에 , 보는 입장에서 더 마음이 뜨거워지지 않았나 해요 .몇 번을 돌려 봤는데 우리가 문제를 끄집어내는 방식과는 사뭇 달라서 숙연한 마음까지 들더라고요 . 자신들의 잘못까지 그대로 끌고 나오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 공범자들을 아직 못 봤는데 곧 볼 생각입니다 .

      2017.08.30 19:08
  • 파워블로그 산바람

    세대 차이가 크게 나는 회사 생활이 힘들겠다 싶습니다. 그런데 사람마다 저마다 살아온 세월이 다르다보면 자기 고집 같은 것이 생겨서 쉽게 타인의 입장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밝은 미래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은 해야 한다 생각합니다.
    영화평에 곁들인 생활에 관한 글 잘 읽고 갑니다.

    2017.08.30 23:18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언강이숨트는새벽

      ㅎㅎㅎ 아 , 쑥스럽네요 . 가급적이면 따로 분리해 생각하고 싶은데 , 일과 생각 , 책과 , 영화 , 생활이 다 하나로 뭉쳐지게 되버리네요 . 그치만 연세있는 분들 그 자체로는 전 좋습니다 . 제가 막내인 것도 좋고요 . 막 야단 맞아도 되는 위치에 있는 것도 좋고 , ^^

      2017.09.01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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