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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기억법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

개봉일 : 2017년 09월

원신연

한국 / 범죄,스릴러 / 15세이상관람가

2016제작 / 20170906 개봉

출연 : 설경구,김남길,김설현,오달수

내용 평점 5점

살인자의 기억법 ㅡ 영화

잔뜩 벼르고 봤는데 , 영화를 다 보고 나니 이번엔 책을 다시 보고 싶어졌다 .
정작 책을 읽고 나선 그 리뷰는 아주 간결했던가 ... 그것도 바로 쓰지도 못했다 . 멍 때리느라 . 책을 덮고는 바로 느낀 건 ㅡ 이게 뭐지... 뭐야... 흣 ! 

 
두께가 그리 되지 않던 책은 순식간에 읽혔었다 .
기억을 잃어 본 적이 없는 나는 , 대게의 우리는 그의 , 소설 속의 살인자 입장에서 서서 온전한 자각을 제대로 하기 힘들다 . 그러므로 그냥 그렇구나 . 그렇다고 하며 지나가게 된다 . 그리고 그게 일반적인 반응일게다 . 이른바 정상이라고 하는 ...

영화도 그렇지 않던가 ? 뭐 , 순식간에 뭐가 휙 지나가듯 왔다 간다 .
뭘 본 건지 모르게 ... 영화가 끝나고 , 잔상으로 남은 건 , 병수가 은희를 애타게 찾으러 영화관에 가서 은희야 하고 부르다 순간 빛 때문에 기억을 놓치고 앉아서 영화를 보며 , 타인들과 섞여 울고 웃는데 ... 그게 엇박자였다는 것과 ... 그러면서 끝 부분 ( 나래이션부분 )에 ' 나는 여기서 왜 이러고 있냐 ' 하는 말이 , 병수가 아닌 설경구의 목소리로 들렸다 .

그 순간엔 , 영화 속 병수가 아닌 인간 설경구가 , 뭔가 잊고 내가 뭘 잃은 거지 하는 듯한 ... 뭘 놓친 거지 하는 , 그런 목소리로 순간 들려서 ( 완전 내 착각이겠지만 , 그럴리 있겠어 ? 내가 무슨 독심술을 하는 것도 아닌데 ... ) 회한이 너무 짙어 나도 모르게 철렁했다 .
노인이 다 된 사람의 회한 같지 않았다 . 그건 그냥 그 사람이 가진 고뇌 같았달까 .

하긴 누군들 , 길을 잃어 보지 않은 사람이 있나 ... 한번 쯤 다들 그런 적 있으니 . 그런 목소릴 낸다는 게 이상하지 않을 수도 ...
암튼 , 영화가 끝나고도 아직 나는 계속 그 남은 목소리에 갇혀 있나 보다 .

소설은 소설 , 영화는 영화 늘 , 그렇게 생각한다 . 서로 꼬리잡기를 하듯 호기심의 한 쪽 끝을 절대 놔주지만 않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 서로가 서로에게 줄을 대 이어줘야 하는 영역이기도 하고... 이런 부분은 ...

연출에서 감독의 욕심으로 살인자의 기억법은 화면 속에서 감각적이고 회화적이다 .
기억이란 것이 대게 연상의 도움을 많이 받기 때문인지도 모르지만 , 아니다 . 내가 그저 그리 읽는 것 뿐이다 .

소설도 하얀 건 종이에 까만 건 글씨이듯 , 하얀 빛 다음엔 까만 암전 ...
가장 가까운 기억의 소실과 현재를 뚝뚝 살라먹으며 , 과거로 가는 자의 모습이 있다 .
과거로 가는 자에겐 , 그게 저주일까 , 축복일까 , 누군가의 간절한 바람일까 . 또는 운명 ? 그런 걸까 ?

그리 크지 않은 소도시 , 연쇄 살인범이 둘 .
하나는 17년 전을 끝으로 살인을 멈췄다고 한다 . 하나는 이제부터 알게 될 것이다 .

민태수 , 영화 속에선 엄마를 구하고자 아버지를 향한 분노를 들이대다가 오히려 엄마로부터 호되게 당한 인물로 그려지면서 여자들을 향한 살인의 타당성을 얻는 인물로 그려진다 .
김병수 , 어린 시절 폭력적인 아버지 때문에 늘 어두웠던 집안에서 여자들을 지키고 자신도 살고자 아버지를 죽이게 된 인물 , 누이가 자살을 하고 어머니 역시 더는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여자들을 믿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지 않나 싶다 . 은희 엄마와의 마지막 대화가 많은 걸 보여 주는 듯 싶었다 .
그의 치매는 물론이고 착란은 더 오래 전에 있었을 것 같다 . 치매 후부터 온 거라고 봐야하나 . ( 이 부분이 소설에서 어땠나 ..기억이 나지 않아서 ..ㅎㅎㅎ )

암튼 , 첫 장면도 그렇고 , 마지막에 긴 터널이 나오며 ( 이건 오마쥬 같다. 박하사탕 ㅡ 나 다시 돌아갈래 ! 생각나잖아, 딱 그 배우에, 그런 공간 ) 돌연 깨끗한 운동화 ㅡ그리고 너무 마른 병수 앞 쪽으로 이미 죽은 민태수 ( 태주? : 김남길) 가  따라올테면 따라와 봐 하는 자세를 하고 서 있다 .
' 넌 나를 못 이겨... ' 하듯 .

그래서 , 대사는 없었지만 이 부분의 대사가 있었다면 바로 그거였을 게다 . 역시 나래이션으로 병수의 목소릴 내야겠지 ..

' 무서운 건 악이 아니오 . 시간이지 . 아무도 그걸 이길 수가 없거든 . '

무너지는 시간도 그렇지만 , 먼저 죽어버린 시간을 이길 사람은 아무도 없을테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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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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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CircleC

    보셨네요^^ 예상대로 이 영화 소리 소문 없이 묻혀 버렸네요;; 극장 갈 맘이 안 들어서 저도 못 봤지만ㅎ vod로 나오면 봐야 겠어요.

    2017.10.24 00:34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언강이숨트는새벽

      울 동네에 드뎌 cgv 가 생겼다네요. 따님이 또 으아.. 영화보자고 하면 .. 영화관 가줘야 하..나.. 이러고 있어요.
      연기는 좋던데 ㅡ 다들 설경구를 넘 싫어라 하더라는 .. 이 영화 안본다고 하는분들은 .. ㅋㅋㅋ 인간성은 모르겠는데.. 이병헌도 그렇고.. 얘들은 그냥 연기를 위해 살아있다고 , 생각하기로 했어요. 숨쉬는 연기 인들 ㅡ ㅠㅠ 이제 남한산성 남았네요..숙제가..

      2017.10.24 00:57
  • 스타블로거 ne518


    이 소설이 영화로 나와서 소설을 다시 보는 사람도 늘어난 듯합니다 잘 읽히지만 다 알기 어려운 소설이었습니다 영화도 다르지 않을 것 같기도 하네요 알츠하이머병으로 기억을 잊으면 아쉽겠지만 시간이 흐르면 그것도 잊겠죠 김병수는 망상증도 있는 것 같던데... 악보다 더 무서운 게 시간이라니 이 말은 정말이죠 악도 시간에는 지는군요 이건 김병수가 나이를 먹고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걸 나타내는 걸지도...


    희선

    2017.10.24 01:03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언강이숨트는새벽

      영화에선 사고로 .. 뇌를 다치면서 , 그게 영향을 주는것처럼 나왔어요. 희선님은 망상증 ㅡ 저는 착란증 ㅡ 이렇게 갈리는건가요? ㅎㅎㅎ 망상이나 착란이나.. 그게 그건가.. 싶기도.. 하네요. ^^ 치매와는 다른 걸로 구분되게 그린부분이라 그게 인상적이었어요.^^

      2017.10.24 02:09
  • 문학소녀

    저도 책을 읽긴 했는데, 하도 오래 전에 읽어서 기억이 가물가물입니다. 바로 신간 나왔을 때 읽고서 알**중고서점에 팔았다는...ㅋㅋㅋ <이병헌도, 설경구도 그냥 연기를 위해 살아있다고 생각... 숨쉬는 연기인들... >이라는 위의 덧글에서 빵...터졌습니다. 뭐가 어떻든 연기 자체로 시비 걸 사람은 없겠지요. 정말 연기하나는 흠잡을 데가 없다는데에 저도 한 표. 그 외에는 ...ㅠㅠ 남한산성을 볼까말까 계속 고민중입니다. 이것도 책으로 읽었는데, 가물가물... 답답했던 기억이...

    무서운 건 악이 아니라 시간이다. 책을 읽고도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리뷰 읽으면서 생각이 났네요. 시간... 진짜 무서워요. 막을 수도, 잡을 수도 없으니... ^^;;

    2017.10.24 05:06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언강이숨트는새벽

      저도 책을 읽었거든요 . 한참 지나서야 그 공포랄까 , 책이 주는 서늘한 기운 ? 그런게 나중에 도착을 하더라고요 . 몇달 쯤 뒤에.. 읽은 즉시는 , 너무 빨리 읽혀서 그냥 , 너무 쉬웠어요. 모든게.. 매일 눈앞에 책등이 보이고 아..저거 리뷰 써야할텐데..그랬죠.. 막막하네..이러면서.. 그런데 그런 책이 하나 더 있었더라고요 . 예전에 .. 아가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 그게 나중에 , 어릴 때 읽으면서는 무서운 걸 전혀 못느꼈는데 크면서 갑자기 와 ~ 이게 이런 공포소설이었나 ..싶더라고요.. 심리소설로 다시 다가온거죠.. 이 소설이나 이 영화도 공간감각을 다 잊을 때까진 , 심리체험이 좀 뒤늦게 온달까요.. 암튼..기이한 체험의 소설였어요..^^
      전 남한산성 ㅡ 보려고요. 좀 한김 식으면요..^^ 보자고요.. ㅎㅎㅎ

      2017.10.24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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