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잡초들은 처음부터 잡초였던 것일가, <미움받는 식물들>
누군가가 아름답게 꾸며놓은 정원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다양한 색과 모양을 가진 아름다운 꽃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렇게 아름다운 꽃들은 저마다 꽃말을 가지고 있고 대중의 사랑을 한껏 받기 마련이다. 누군가는 사진을 찍고 누군가는 돈을 주고 그 꽃들을 사서 사랑하는 주변 이들에게 선물로 준다. 그런데 그 정원 한 구석에는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는 식물들 역시 발견할 수 있다. 분명히 그 자리에 존재하지만 그 누구도 크게 관심을 주지 않는 그런 풀들을 우리는 쉽게 잡초라고 부른다. 누구보다 잡초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많은 연구를 해온 존 카디너가 쓴 이 책은 그렇게 외면당하거나 무관심으로 일관해온 잡초의 역사를 친절한 설명을 곁들여서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다.
원래는 사랑을 받았는데 어느 순간 잡초로 취급받게 된 억울한 민들레부터 시작해서 정치인과 기업가들의 헛발질로 잡초로 자리를 잡은 어저귀, 노예무역의 역사와 함께 자연스럽게 잡초가 된 플로리다 베가위드, 한국인들에게도 너무나도 익숙한 강아지풀까지 다양한 잡초 이야기가 담겨져 있었다. 이 잡초들이 가지고 있는 슬픈 사연은 저마다 달랐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바로 인간의 삶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인간의 관점, 인간의 목적과 의도, 인간의 계획과 함께 이 풀들은 잡초가 되었던 것이다. 그동안 지나면서 무수히 많이 봤지만 정작 이름조차 모르는 그 잡초들이 가진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싶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볼 것을 권유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