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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나에게 미처 하지 못한 말 (리커버 에디션)

[도서] 그때, 나에게 미처 하지 못한 말 (리커버 에디션)

정여울 저/이승원 사진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4점

그래도 눈부신 그대에게....

 

그런 때가 있다. 때로는 뛰고, 때로는 걸으며 쉬지 않고 걷던 이 길이 문득, 내 길이 맞나? 싶은 때가. 내가 원하는 것과 해야할 것 사이에서 어지러이 오가던 20대에 정여울 작가의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을 만나 많은 위로를 받았다. 나만 흔들리는 게 아니라는 안도감, 희미하게 새나오던 용기. 그걸 지지대삼아 스물여덟해를 살아냈다.

 

20대의 마지막에 온 지금 '나, 잘 가고 있는건가?' 하는 마음에 슬그머니 불안이 고개를 들었다. 연차는 쌓여가고 그토록 바라던 입사와 퇴사도 겪고, 사회가 어떤 곳인지도 아는데 정작 나는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가에 대답하지 못해서 책을 읽었다. 그 때처럼 안도감을 얻고, 용기를 발판 삼아 다시금 현실에 단단히 서려고. 

 

늘 '더 나은 내일을 향해' 미친듯이 질주하는 삶에는 감사의 여백이 깃들지 않는다. '더 높이, 더 빨리'만 외치는 삶에서는 사소한 불상사도 치명적인 장애물이 되거나 우울증의 근원이 된다.(49p)

 

어디로 가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달리고 보는 사회. 늦으면 곧 끝일 것 같은 사회에서 이 책은 말한다. 당신은 눈부시다고. 서른에 통장잔고가 딱 0원이었던 작가는 자꾸만 내가 잊었던 가치를, 품었던 꿈을 일깨운다. 그와 동시에 현실을 살아가며 포기할 것들을 포기할 용기를 가지라고 알려준다. Protect me from what i want. 내가 원하는 것들로부터 나를 지켜달라는 말과 함께. 나는 모든 소제목 중에 '포기'라는 소제목을 가장 좋아한다.

 

20대에는 솔직히 내가 그 모든 것들을 다 가질 수 있으리라고 믿었다. 그랬기에 20대의 모든 포기는 잠정적이었고, 아직 희망이 있었기에 진짜 포기는 아니었다. 하지만 30대의 포기는 진지하고 심각하며 결정적인 것이었다. 돌이킬 수 없는 포기, 후회하면 너무 늦은 포기였다. 하지만 바로 그런 뼈아픈 포기를 통해 나는 '꼭 이런 삶을 살아야 한다.'는 평생 동안의 강박관념으로부터 마침내 자유로워졌다. (53~54p)

 

학교를 벗어나 사회로 나갔던 초반만 해도 꿈은 다 이루어지는 건 줄 알았다. 이제는 안다. 이루어지지 않을 꿈 또한 있음을. 내가 가질 수 있는 것과 그럴 수 없는 것을 떠올렸다. 자조 섞인 포기가 아니라 나의 가치에 맞는 것만 붙들고 나머지는 놓을 줄 아는 용기. 그게 이 책에서 작가가 말하는 포기의 진정한 의미라고 생각한다. 사소한 것에도 울컥 하고 감정이 치밀던 시간을 지나면 사람은 더 깊어지고, 놓을 것들을 놓을 줄 아는 현명함이 생기나 보다. 작가가 선택한 것과 포기한 것을 보며 나 또한 속쓰린 이 마음조차 담담해지는 순간이 오겠지 하고 기대를 품는다.   

 

 

<그때, 나에게 미처 하지 못한 말>은 포기. 나이. 관계. 걱정. 후회. 균형 등. 누구의 머릿속에나 존재할 생각을 하나하나 풀어냈다. 내게 포기가 가장 와닿았듯이 누군가에게는 직업이 누군가에게는 후회가 누군가에게는 용기가 탁, 하고 마음을 칠거라 생각한다. 책을 읽는 순간, 평범하다 여기는 모든 순간이 실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음을 깨달을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문득 이 글을 읽어주는 고마운 당신의 안부가 궁금하다. 당신의 하루는 무엇과의 싸움으로 점철되어 있는지. 오늘 하루 당신의 어깨를 짓누른 모든 슬픔의 구름이 부디 내일은 말끔히 걷히기를. 설령 슬픔이 사라지지 않더라도 슬픔을 견딜 수 있는 당신 '마음의 맷집'만은 두둑해져 있기를.(127p) 

 

 

리뷰어 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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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스블로그 YES블로그

    호호씨님! 좋은 리뷰 감사 드립니다! 건강하시고, 좋은 봄날 보내시길 바랄게요! 감사합니다 :)

    2020.04.02 09:19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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