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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의 힘

[도서] 신화의 힘

조셉 캠벨,빌 모이어스 저/이윤기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3점

우주의 노래, 신화.

 

어릴 때, 엄마는 내가 상장을 하나 타올 때마다 그리스로마신화를 한권씩 사주셨다. 만화로 읽는 신화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어서 교내 대회란 대회는 죄다 참여했었다. 제우스와 헤라, 아르테미스, 포세이돈 등 그리스로마 신화부터 전설속의 용이 등장하는 우리네 신화까지. 신화 이야기는 언제나 내 호기심을 끌었다.

 

그래서 '신화'가 궁금했다. 많은 사람들이 허무맹랑하다 여길법한 신화를 읽고 흥미로워 하고 거기서 배울 점까지 찾을 수 있는 이유가 뭘까. 신화는 얼마나 대단한걸까. 신화의 힘은 조셉 캠벨과 빌 모이어스가 나눈 이야기를 담았다. 드라마 대본집을 읽는 것 같아서 생각보다 쉽게 읽혔다. 번역도 굉장히 훌륭하다고 생각하는데, 하나 아쉬운 건 한자다. 평소에 접한 적 없는 생소한 단어들이 자주 나와서 읽다가 멈칫 거렸던 적이 여러번이다. 그 부분만 빼면 책 자체는 충분히 흥미로웠다.

 

그가 찾아낸 인류 공통의 영적인 원리는 인종의 굴레에서 해방되어야 한다.

이것이 해방되지 못하면, 세계의 종교는 타인에 대한 능멸과 공격의 수단밖에는 되지 못한다.(18p)

 

우주의 노래라고 불리는 신화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유일무이한 존재가 있다. 바로 신. 나는 이 페이지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믿는 신 만이 유일신이라는 믿음이 나쁜 것은 아니나, 그 믿음을 타인에게 강요하거나 공격의 수단으로 삼는 건 굉장히 위험하다. 내 것만이 정답이고 진리라는 굴레에서 해방되어 신화를 받아들일 때, 우리는 더 넓어질 수 있다.

 

우리에게는 여백, 혹은 여백 같은 시간, 여백 같은 날이 있어야 합니다. 그날 조간에 어떤 기사가 실려 있는지도 모르고, 친구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내가 남에게 무엇을 빚졌는지, 남이 나에게 무엇을 빚졌는지 모르는 그런 여백이 있어야 합니다. 바로 이 여백이야말로 우리가 무엇인지, 장차 무엇일 수 있는지를 경험할 수 있는 장소입니다. 이 여백이야말로 창조의 포란실입니다.(179p)

 

조셉 캠벨은 어릴 때 숲의 나무를 보면서 실재에 대한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나 역시 바다를 보거나 숲을 걸을 때, 자연이 확 다가오면서 그 경이로움에 말문이 막히던 순간이 있다. 여백 같은 순간. 도시에 살아서 자연의 경이로움을 충분히 느낄 수 없는 우리에게는 여백같은 날이 필요하다. 머리를 굴리고, 지식을 집어넣는 순간을 멈춰둔 채 여백을 여백인 채로 두는 날.

 

아무 생각 없이 하늘 한번 바라보기 무섭게 모여드는 각종 생각들을 밀어내야 한다는 것을, 그 여백이 우리를 무엇일 수 있는지를 알게 하는 순간이라고 캠벨은 말한다. 그 여백같은 시간이 주어지는 요즘(몇 달 동안, 코로나로 인해 뜻하지 않게 많은 시간을 실감했다.) 신화의 힘을 읽으며 어려움에 끙끙대면서도 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나의 존재와 자연, 지금 여기가 영원이라 표현한 캠벨의 말을 떠올리며. 아직도 명확하게 글로 정리하기는 어렵지만 조금은 알 것  같다. 자연의 경이로움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이 순간 또한 천국일 수 있다는 것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게 하는 신화의 힘에 대해.    

 

그가 보기에, '세계 신화가 지니는 공통되는 주제는 심오한 원리를 통하여 중심에 이르려는 인간 정신의 욕구를 지향'한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묻는다.

"그러면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이군요."

그는 대답한다.

"아니지, 그게 아니오. 살아 있음의 '경험'을 찾는 것이지요."

.....그에게 신화는, 그 가락의 내력과 이름을 알지 못하면서도 맞추어 춤을 추는 '우주의 노래', '천구의 가락'이다. 우리는 그 노래와 가락의 후렴을 듣는다.(15p)

 

 

리뷰어 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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