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주말이면 아픈 엄마를 만나러
병원에 간다.
바쁜 아빠를 대신해
누워있는 엄마에게
책을 읽어주지만 대답이 없다.
그때, 등 뒤로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린다.
"그 다음은 뭐야?"
목소리의 주인공은 공룡 '두리'
아이는 두리에게 책도 읽어주고, 산책도 하고
모든 것을 털어 놓을 만큼 친해졌다.
이번 여름방학에
두리와 특별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이제 곧,
엄마와 친구들이 있는 별로 돌아가야 한다는 두리.
두리와 아이는 어떻게 되었을까.
아이는 매순간 혼자다.
아이의 엄마는 아프고, 아빠는 바쁘다.
도서관에서도, 집으로 돌아가는 하교길 위에도,
심지어 집에서도 외롭다.
그러기에 아이의 시선은 늘 아래로 향해있다.
갖은 색을 밝히여 피어있는 꽃들과 책을 제외하고는,
아이와 아이주변은 늘 어두워 빛을 찾아보기 힘들다.
아이는 누구와도 교감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병실에 누워있는 엄마에게 책을 읽어주며,
마음을 나누기 시작하지만
엄마는 대답이 없다.
그런 아이 곁에 공룡이 찾아온 순간,
그간 색을 잃었던 아이의 볼이 빛을 내기 시작한다.
공룡 친구 두리와 함께 하는 시간 동안
아이는 아이다운 모습으로 자신을 찾아가며
변해하고 있었다.
위안과 격려를 받은 아이 내면의 힘이 단단해지고
채워지는
모습에 따스함과 뭉클함이 피어오른다.
"그럴 수 있어, 그래도 괜찮아."
스스로를 다독이며 위로할 수 있을 만큼 성장한 아이는
그렇게 두리와의 세상에서 찬란해져 간다.
공룡 친구 두리에게 받았던 마음의 공감을
역으로 나누어주며
그리운 마음을 다독일 줄 아는 의젓함까지 보여준다.
"하고 싶은 말 모두 나에게 들려줘,
내가 들어줄게."
부드러운 눈빛과 포근한 품,
넉넉한 마음을 가진 공룡 두리가
나의 곁에도 머물었던 순간이 있었을까?
우리의 삶을 반짝이게 하고, 나아가게 하는 힘은
특별함이 아니라
사랑과 관심임을 공룡 두리가 일깨워준다.
두리만큼이나 부드러운 책표지가
마음을 쓰다듬어 주는 책,
'커다란 비밀 친구'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