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음식을 문 앞까지
배달해주는 아파트.
요리되지 않은 재료가 나타났다.
바로 돼.지.
904호는 족발을
603호는 보쌈을
702호는 돈까스를 주문했거든.
사람들은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해결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돼지를 직접 조리해 먹기로 한 사람들은
재료 탐색에 나섰다.
과연 돼지는 어떻게 될까.
빼꼼열린 문틈으로 배달음식의 포장지를 움펴쥔
손 하나가 나와있고,
일회용품과 택배상자들이 문 한켠에 어지러이 쌓여있다.
두 번째, 세 번째 집 앞 풍광도 별반 다르지 않다.
한 건이라도 더 뛰어야하는 배달원들의 눈은 엘리베이터 계기판만 뚫어져라 볼 뿐이다.
이들에게 시간은 돈이므로.
아파트 앞으로 돼지가 배달 된 건, 해질 무렵의
어느 날이었다.
쓰레기를 버리려 나오던 사람들은
돼지의 출현이 황당하다.
아파트 주민들은 돼지를 외부인의 눈에 띄지 않을
지하실에 숨겨두고 비상대책회의를 연다.
돼지를 처리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은
결국 스스로 요리를 하기로 결심한다.
씻고, 잡고, 나누고 구워먹기까지의 계획안을
꼼꼼하게 작성하고,
과정을 위한 성대한 파티를 연다.
풍선에 바람을 불어 띄우고
불을 피워 돼지요리를 위해 만발의 준비를 하지만,
연기에 반응한 스프링쿨러가 작동되는 바람에
아수라장이 되고 만다.
사람들의 아둔함을 뒤로하고 유유히 그곳을 빠져나가는 돼지.
소름끼치는 반전 결말.
편리함과 속도에 길들여진 현대인의 추악함과 이기심을
그림으로 적나라하게 표현한 작품.
먹고 노는것에만 심취해있는 인간들의 한심함,
우리들의 모습과 너무나 닮아있는....
돼지가 말하고 싶은 바는 무엇이었을까
??엄마, 나 오늘 치킨 먹고싶어.
??오늘? 음...내일 아빠 출장 다녀오시면 함께 먹는 것 어때? 아빠도 치킨 좋아하시잖어.
??(시무룩)....
??그래, 알았어. 시켜먹자!
??엄마 너무 고마워~
(치킨이 배달 될 동안 그림책을 읽어줌)
??엄마! 우리집에 치킨 대신 닭이 오면 어쩌지....
??헛.........문 열어볼까?...
??싫어!!!!! 진짜 왔으면 어떻해!!!!
??닭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 갖고 먹어야겠어.
????그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