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를 하면 내가 알고 있던 것을
상기시켜주는 책이 있고,
새로운 정보와 지혜를 주는 책이 있고,
내 생각을 전환시켜주는 책도 있다.
<정체성 수업>은 그동안 내가 알고 있던 생각들을
상기시켜주고, 전환시켜주는 책이었다.
나또한 자존감을 높이는 것에 온신경을 쓰는
사람 중 하나였는데, 자신에게 몰두하는 일이
인생을 망치는 것이라는 놀라운 이야기에
당황스러운 기분까지 들었다.
단지, 저자가 말하는 자존감과
그동안 내가 생각했던 자존감의 의미가
상반되서, 이 책의 전제가 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p.23
자신에 대한 믿음이 강한 사람은
자신의 능력에 대해 거짓되고 부풀려진 생각을
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능력을
보여 준 사람들은 오히려 자신의 능력에
대한 믿음이 크지 않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저자는 확신을 뒷받침해 주는 합리적 증거 없이
자신의 역량을 확신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생각일까? 라고 했다.
또 얼 나이팅게일의 말 "우리는 우리가 생각한 대로 된다"
를 정체성과 세상 모든 것을 연결시키는 것의
위험에 대해서도 얘기하면서 긍정적 사고의
자신을 믿어라 같은 선언이 집착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는다고 경고한다.
이 부분은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고 납득이 되었다.
하지만 성공한 사람들 대부분이 자존감이 낮았다고
유명인들이 했던 말들을 담았는데,
그들은 자존감이 낮다고 얘기하고 있지만,
못난 자신의 모습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자존감이 높은 사람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부분뿐만 아니라 이 책을 읽는 내내
내가 이전에 알고 있던, 생각하고 있던
것들을 전환시켜야 하는 부분들이 많아서
놀랍기도 하고 한 참을 사색에 잠겨야 해서
읽는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었다.
최소한 나에게는 굉장히 혁신적인 내용이
많았기 때문에 참 오랜만에 좋은 독서를
할 수 있었다.
어떤 방향이든 자기 자신에 대한 생각에 갇혀
삶을 제대로 바라보고 나아갈 수 있는 힘이
필요한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