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춘천 한샘고등학교 정운복 선생님이
2019년 10월 30일에 제게 보내준 글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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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금이 간 항아리란 동화가 있습니다.
간략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물장수가 양 어깨에 물을 지고 날랐습니다.
왼쪽과 오른쪽에 각각 하나의 항아리가 있었는데
왼쪽 항아리는 금이 간 항아리였지요.
물을 채워 출발했지만 도착했을 때는 왼쪽만 반이 남아있었죠.
금 간 항아리가 말합니다.
"저 같은 항아리는 버리고 새것으로 쓰세요."
물장수가 말합니다.
"나는 네가 금이 간 항아리라는 것을 알고 있단다.
그런데 지나온 길을 바라보아라.
물 한 방울 흘리지 않는 오른쪽 길에는 아무것도 자라지 않지만
왼쪽에는 아름다운 꽃과 풀이 무성히 자라지 않니?"
세상 어느 누구도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누구든 금이 간 모습을 하나쯤을 갖고 있지요.
그러나 그 부족함이 오히려 더 큰 아름다움을 낳을 수 있습니다.
자신의 내면을 파고들수록 부족함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는 마치 공부를 많이 하면 할수록
모르는 것이 많아지는 것과 같은 이치이지요.
부족함을 아는 사람은 겸손을 아는 사람입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자만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자기를 앞세워 남을 가르치려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저 부족한 대로 자신을 낮추고 주변과 더불어 삶을 살다 보면
주변이 아름다운 풀과 꽃으로 단장된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요?
* 목연 생각 : 운복샘이 글에서 표현하려는 의도와는 전혀 관계없지만,
문득 초등학교나 중학시절이 떠오릅니다.
그 시절에는 성적이 떨어지면
담임선생님이나 학과 선생님한테 회초리를 맞기도 했는데,
나처럼 떨어진 친구가 있을 때는
안심이 되면서 그 친구가 고맙기도 하더군요.
매도 같이 맞으면 덜 아프기 때문인지,
내 심성이 곱지 못해서인지는 모르지만 *^^*
내가 부족하거나 실수를 한 것이
누군가에게 기쁨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부족하거나 실수를 하는 것도 마냥 나쁜 것은 아닌 듯하네요.
그렇다고 일부러 채우지 못하거나 실수를 하는 것도 문제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