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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춘천 한샘고등학교 정운복 선생님이

2019114일에 제게 보내준 글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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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논어(論語) 안연(顔淵)편에 나오는 말입니다.

말은 한번 하면 다시 주워 담을 수 없으므로

말을 할 때에는 신중하게 생각하라는 뜻입니다.

 

다시 말하면 한마디의 말이라도 한번 입을 떠나면

네 필의 말이 끄는 수레로도 쫓기 어렵다는 의미이지요.

옛날에는 가장 빠른 교통수단이 말()이었을 것입니다.

그 빠름을 자랑하는 말()보다도

()이 더 빠르다는 것을 말함입니다.

 

절대 돌아오지 않는 4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그것은 이미 쏜 화살, 흘러간 시간, 놓쳐버린 기회,

그리고 입 밖에 낸 말이라고 하지요.

구화지문(口禍之門)이란 말씀도 있습니다.

입은 재앙을 부르는 문이라는 뜻이지요.

 

낚시를 잘 하려면 내가 좋아하는 미끼를 끼우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가 좋아하는 미끼를 끼워야 하는 것이고

대화를 잘 하려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듣고 싶은 말을 해야 합니다.

 

논어에 구사(九思)가 나옵니다.

아홉 가지 생각을 늘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첫째는 시사명(視思明)으로 볼 때에는 밝게 보아야 하고

둘째는 청사총(聽思聰)으로 말을 들을 때에는 총명하게 하고

셋째는 색사온(色思溫)으로 안색은 늘 온순하게 하고

넷째는 모사공(貌思恭)으로 태도는 공손하게 하고

다섯째는 언사충(言思忠)으로 말할 땐 정성으로 하고

여섯째는 사사경(事思敬)으로 일할 때에는 경건하게 하고

일곱째는 의사문(疑思問)으로 의심날 때에는 반드시 질문하고

여덟째는 분사난(忿思難)으로 화날 때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마지막 아홉째는 견득사의(見得思義)

재물이 생기면 올바른가를 생각하라는 것이지요.

 

구사(九思)의 중간에도 말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그러니 항상 말을 조심해야 합니다.

한 번 입을 떠난 말은 다시 주워 담을 수가 없고,

그 퍼지는 속도가 사불급설이라 수습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 목연 생각 : 대화를 하다 보면

자기 자랑을 하는 이들을 자주 봅니다.

객관적인 듯, 겸손한 듯 가장했지만,

속내는 자랑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더군요.

 

"우리 사위는 올 때마다 용돈을 하라면서

10만 원, 20만 원씩 주지 뭐야.

자기들도 먹고 살기 힘들잖아.

그렇게 인심을 써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

 

언뜻 보면 사위의 씀씀이를 나무라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사위가 착하다거나

장인 생각을 끔찍하게 한다는 자랑이지요.

그밖에도 도지사나 군수가 일만 있으면 전화를 한다거나,

어떤 단체에서 자기에게 무엇을 맡아달라는데

그게 다 찬조금을 받아내려는 수작이라는 등

친구나 지인들이 하는 말 중에는

자기 자랑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적지 않더군요.

 

하지만 나라고 별 수 있겠습니까?

블로그에 올린 글 중에도

객관적인 정보거나 겸손한 표현인 듯 가장했지만,

사실은 자기 자랑이 목적인 글을 보면서 뜨끔하기도 하는데…….

내가 상대방의 의도를 간파한 것처럼

상대 역시 내 말의 숨은 뜻을 쉽게 알았을 것입니다.

 

운복샘의 글을 읽으면서 실언을 조심하는 것은 물론

자랑도 조심하자는 생각을 되새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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