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춘천 한샘고등학교 정운복 선생님이
2019년 12월 11일에 제게 보내준 글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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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인공지능이란 사고나 학습 등 인간이 가진 지적 능력을
컴퓨터를 통해 구현하는 기술입니다.
문제는 인공지능이 고도화되고 전문화되면서
인간의 능력보다 앞서 있다는 것이지요.
우리나라는 산업체에서 로봇이 활용되는 것이
다른 나라보다 10배 이상이라고 합니다.
다시 말하면 사람이 일할 수 있는 일자리의 많은 부분을
로봇이 대체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지금은 단순한 작업에 이용되지만
앞으로는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일에도
인공지능이 사용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일이고
사람들이 설 곳이 점점 줄어들 것이라는 것도 자명한 일입니다.
1997년 IBM은 딥불루라는 인공지능 컴퓨터를 만들었습니다.
딥불루는 세계 체스 챔피언을 대상으로 한 대결에서
처음으로 승리를 거두지요.
2011년 IBM의 왓슨은 인간과의 퀴즈 대결에서 압승을 거둡니다.
그 문제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음에도 말이지요.
2015년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겼을 때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알파고는 고수들의 16만 개의 기보를 학습한 상태로 바둑에 임했고
인간은 기계를 이길 수 없었습니다.
알파제로라는 것이 있습니다.
알파제로는 바둑의 규칙만 가르쳐주고 기보를 학습시키지 않았습니다.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기회만 주었는데도
알파고를 능가하는 실력을 갖추는데 불과 72시간 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인공지능으로 대변되는 그러한 컴퓨터는
처리능력이 대단히 신속할 뿐 아니라 실수도 없습니다.
24시간 일을 시켜도 피곤하다고 이야기하지 않고,
오랜 시간 일을 시켜도 집중력이 흩뜨려지지 않습니다.
퇴근 안 시켜준다고 징징거리지도 않고.
월급을 올려달라는 요구도 없고, 노동자의 인권 및 환경을 탓하지도 않습니다.
게다가 일 처리 능력은 인간의 수백수천 배로 뛰어나니
CEO라면 이런 컴퓨터로 무장한 인공지능 사원을 싫어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것이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현실입니다.
어렵고 힘든 일은 컴퓨터에게 시키고 인간은 늘어난 휴식을 즐기면 좋겠지만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어쩌면 상위 0.01%의 소수 정예가 인공지능을 휘어잡고
세계의 부의 90% 이상을 독식할 가능성도 높고
할 일 없어진 잉여인간들이 불행의 나락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서 미래를 준비해야 합니다.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이미 늦어버린 결과를 받아 들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스마트폰의 재미에 빠져있을 때
지구 한 귀퉁이에서
야심찬 인공 지능의 미래를 계획하고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 목연 생각 : 쓰기가 민망하지만
좀 야한 소재를 써보겠습니다.
예전에 미래 세계를 그린 어떤 영화를 보았는데,
그 영화에서는 남녀간의 사랑을 몸으로 하지 않았습니다.
포옹하거나 키스를 하거나 그런 애정 표현을 하지 않고
뇌를 활용하여 생각만 하는 것입니다.
그 영화에서는 남성이나 여성 상관없이
돈을 내면 뇌에 어떤 기구를 장착하고 기구 속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면 그(그녀)의 뇌에서는 그가 상상하는 이성이 나오고,
그(그녀)의 뇌는 상대방과 갖가지 방법으로 애정을 나누는 것이지요.
물론 그 영화의 주제는 뇌를 활용한 애정 표현이 아니고,
미래 세계의 다양한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었지만,
나는 뇌를 통한 애정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러면 아이는 어떻게 낳나?”
뇌를 통해서 개인적인 애정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 모르지만,
아이는 뇌가 낳는 것이 아니니까요.
남성인 나는 감히 상상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아이를 낳는 고통인 산고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힘들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섹스를 나누는 것은
후손을 만들고 싶은 본능과
어머니로서의 모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하고요.
하지만 뇌를 통해 성에 대한 만족을 얻는 것은
2세 출산을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겠지요.
언젠가 읽은 웹툰에서 「최후의 인간」이라는 작품이 생각납니다.
로봇이 발달하자 사람들은 인간관계를 로봇하고만 합니다.
로봇은 친구도 되고, 애인도 되면, 남편이나 아내 역할도 하고요.
심지어 아이 로봇까지 등장하고, 그 로봇은 사람처럼 성장도 합니다.
(물론 기계에 의해 성장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지만요.)
그러자 사람들은 모든 인간관계를 포기하고
오직 로봇하고만 정을 나눕니다.
자연히 출산을 하는 사람도 없고요.
그러다가 주인인 인간이 죽으니
로봇은 자기들끼리 로봇을 만들어서 생활이 이어집니다.
드디어 마지막 남은 인류가 세상을 떠나자,
로봇들이 장례식을 치러주는 것이
「최후의 인간」의 마지막 장면이었지요.
인공지능의 발달을 거듭한다는 것은
「최후의 인간」이 등장할 날이 멀지 않았다는
슬픈 예고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