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지식인에서 답변을 하다 보면,
가끔 이게 지식인지 상담인지,
횡설수설하는 잡담인지 혼동이 될 때가 있는데요.
이 답변은 채택이 된 뒤에 생각하니 뜻밖에도 문학적으로도 보이는 듯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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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사람이 빨간색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파란색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는데,
어느 색을 좋아하면 정상이고,
어느 색을 좋아하면 이상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식사를 할 때도 더운 밥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찬 밥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것도 개인적인 식성이지 정상과 비정상을 따질 수 없는 것이고요.
이성도 자기 또래를 좋아할 수도 있고,
연상이나 연하를 좋아할 수도 있습니다.
그 자체는 이상할 것이 없고요.
다만 나이 차가 너무 나는 경우는…….
장래를 생각하시고 신중하게 결정하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15세 중2 여학생이 40세의 아저씨를 좋아한다면…….
40세까지는 청춘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15년쯤 지나서 그 여학생이 30세가 되었을 때
40세 아저씨는 환갑을 바라보는 55세가 됩니다.
작가는 생각이 안 나는데,
'4월과 10월의 사랑'이라는 소설이 있었습니다.
20세의 청년이 40세의 여성을 사랑하는 내용이었지요.
남편과 사별한 그녀도 청년에게 호감이 있었고요.
어느 날 청년이 사랑을 고백하자,
그녀는 일주일만 기다려달라고 대답했습니다.
일주일 뒤에 그녀에게 온 편지는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당신은 4월이고, 나는 10월입니다.
4월의 봄도 아름답고, 10월의 가을도 아름답지요.
둘은 잘 어울릴 것이고요.
그러나 계절이 바뀌어서 봄이 더욱 아름다워진 여름이 되면,
가을은 낙엽이 지고 눈에 덮인 겨울이 됩니다.
여름과 겨울은 어울리기 힘들겠지요.
여름과 겨울이 되었을 훗날을 생각하고 나를 잊어 주세요."
님이 누구를 좋아하거나 호감을 느끼는 것은 좋지만,
이성으로서의 사랑까지는 좀 더 신중하였으면 좋겠습니다.
님은 4월, 그 아저씨는 10월
지금은 각자 나름의 아름다움과 매력을 지니고 있지만,
세월이 지나면 아닐 수도 있으니까요.
님은 더욱 아름다워지겠지만, 그 아저씨는…….
* 목연 생각 : 개인적으로 이런 답을 쓰고 싶지 않았습니다.
나는 아마도 10월(아니 어쩌면 11월ㅜㅜ)일 텐데,
4월의 사랑을 받는다면
그것은 너무도 달콤한 유혹이니까요.
하지만 목연이 아니라, 교사의 마음으로…….
아마 그럴 일이 없겠지만,
내가 만약 4월의 소녀에게 고백을 받는다면,
나는 10월의 그녀와 똑같은 대답을 하겠다고,
새삼스럽게 다짐을 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