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38년 전인 1984년에 부론중학교에서 담임을 하였던 제자들이지요.
미국에서 사는 제자가 한국에 잠시 왔다가 친구들을 만났고,
나의 연락처를 알게 된 듯하고요.
사실은 그때 제자들과는 연락이 끊겼습니다.
많은 세월이 흘렀으니까요.
아마도 블로그를 통해서 이 사진을 보았고,
이리저리 수소문해서 나의 전화번호를 알았던 듯하네요.
새삼스럽게 세상이 좋아진 것을 느꼈습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강산이 네 번이나 바뀔 만큼 세상이 변했을 텐데도,
마치 이웃에 있는 듯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저 친구들은 교복자율화 1세대입니다.
광주를 피로 물들이고 집권을 한 전두환 씨가
자신의 이미지를 좋게 하기 위한 여러 조치를 취했는데,
그중에 하나가 교복 자율화였지요.
3년 정도 지난 뒤에 디자인을 자유롭게 하는 범위에서
다시 교복으로 돌아갔지만요.
저 친구들은 대한민국에서 드물게
중학교 입학에서 졸업까지
교복 없이 학교를 다닌 세대입니다.
양복을 입지 않았다면,
학생과 내가 구별이 안 될 정도인 듯한 장면을 보니
마치 까마득한 전설을 보는 듯하네요.
나를 포함하여 모두
신화 속의 영웅들처럼
더욱 건강하게 성장하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