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에 실린 기사를 보면서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자녀 교육 문제로 인해 학교를 찾아온 학부모가 고성을 지르며 학교 측에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해당 여교사나 뇌출혈로 쓰러져 수술을 받았다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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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가 학교를 찾아가 항의하는 과정에서
초등학교 여교사가 뇌출혈로 쓰러져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3일 오후 1시쯤
경기도 성남의 한 초등학교 6학년 학생 A군의 아버지인 B씨가
5학년 담임교사 C(55·여)씨를 만나 항의하는 과정에서
C씨가 뇌출혈 증세로 병원으로 실려갔다.
학부모 B씨는 C교사가 자신의 아들이 하지도 않은 일을 했다고
억울한 누명을 씌었다고 주장했다.
* 더 자세한 내용은 다음 주소를 클릭하면 보실 수 있습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POD&mid=sec&oid=001&aid=0005373316&isYeonhapFlas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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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기자는 아주 담담하게 상황을 묘사했네요.
최대한 신중하게….
제가 우울했던 이유는
만약에 교사에게 꾸중을 듣던 학생이 뇌출혈로 쓰러졌다면,
학교에 찾아와 교사와 언쟁을 하던 학부모가 뇌출혈로 쓰러졌다면
언론에서 어떻게 표현했을까 하는 것입니다.
아마 그 교사는 폭력교사로 매도되면서
전 국민이 성토했겠지요.
혹시 그 교사가 전교조 조합원이기라도 했다면
족벌신문의 무서운 마녀사냥이 시작되었을 것이고요.
문득 몇 년 전에 있었던 비극이 떠올랐습니다.
어느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이 기간제 선생님에게 차 심부름을 시켰다가
그것을 항의하자 교장선생님이 자살을 한 불행한 일이….
그러자 조중동 등 족벌신문이
그 선생님과 전교조 교사를 매도하면서 온 지면을 도배했었지요.
그 뒤에 어떤 고등학교 선생님이 자살을 한 적이 있습니다.
관리자의 이러저러한 강압을 견딜 수 없다는 글을 남기고요.
그때는 언론에 거의 노출되지 않고 아주 조용히 넘어가더군요.
그리고 오늘 박원순 서울시장이 어떤 늙은 여인에게 폭행을 당했지요.
그 여인은 전에 정동영 의원을 폭행했던 전력이 있는 상습범이기도 하고요.
이번 역시 언론에서는 작은 해프닝 정도로 조용하게 처리하는 듯합니다.
몇 년 전에 박근혜 씨가 폭행을 당한 적이 있었지요.
그때는 조중동 등 언론이 대서특필을 했지요.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범인과는 아무 관계가 없었는데도 큰 타격을 받았고요.
글쎄요.
이유가 무엇일까를 생각하면 꼭 짚어 무어라고 지적할 수는 없지만,
기사를 읽으며 내내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그 여선생님은
어쩌면 어찌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한 절망감으로
그렇게 쓰러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이 느껴졌습니다.
문득 자신을 돌아보았습니다.
내 실력이나 능력은
이 나라에서 교사 생활을 계속하기에는 많이 부족한가 보다라는 마음과 함께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함에 한숨만 나올 때도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 정도면 할 만큼 한 듯하니
가능한 빠른 시간에 이 생활에서 벗어나자는 다짐을 되새겨 보았습니다.
그러나 이곳에 남아있을 때까지는
아무튼 노력은 해야 하겠지요.
교사로서 학생이나 학부모에게 도움이 되는 길이 무엇인지
길이 보이지 않더라도
눈을 크게 뜨고 몸부림은 치면서 찾아 볼 생각입니다.
내가 그만 두더라도 내 손자들이 다녀야 할 학교이고,
그 손자의 후손들이 다녀야 할 학교이기도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