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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는, 그렇게나 쉽게 용서를 내뱉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용서해달라는 이야기도, 용서한다는 이야기도 잘 꺼내지 않게 되는 것 같다. 그만큼 잘못한 일이 없어, 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사실은 그 말을 피해갈 수 있는 더 다양한 방법을 배웠기 때문이지 않을까.
미안하다는 말 대신 내 상황을 디테일하게 설명해서 상대가 이해를 '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일, 미안하다는 짧은 말로 대충 어루어덮어버리는 일, 잠잠히 기다리다 그저 지나쳐버리는 일까지. 우리는 지금까지 제대로 용서하는 법도, 용서받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