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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밀 예찬

[도서] 내밀 예찬

김지선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은둔과 거리를 사랑하는'

내향인들에게.

 

 

어느 때부터인지 가늠할 수 없지만, 인간은 크게 외향과 내향으로 나뉘게 되었다. MBTI에서 가장 먼저 고개를 들이미는 E(외향형), I(내향형)의 분류는 이전보다 조금은 더 쉽게 상대를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급기야 이에 과몰입한 몇몇의 기업들은 자소서 혹은 면접에서 MBTI를 물어보기 시작했고, 활발하고 밝은 에너지를 가졌다고 생각되는 E가 각광을 받았다. 특히 광고나 마케팅 계열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이 주를 차지하는 분야에서는 얼마나 또렷한 색깔을 드러내야 했을까.

이 책에서는 MBTI가 I로 시작하는 작가님이 광고 · 마케팅 회사에서 일하며 느꼈던 것들, 그리고 필수적인 거리 두기가 필요했던(한) 코로나 시대를 겪어오며 생각한 '내밀한' 것들에 대한 예찬이 담겨있다. '내밀(內密)'하다는 단어를 보며 무슨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는지, 이 책을 집어든 당신의 첫 느낌이 궁금하다.

?? 사전을 찾아보니 '내밀'은 '어떤 일이 겉으로 드러나지 아니함'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 단어는 '내밀'이라는 명사로 단독적으로 쓰이기보다는 주로 '내밀한'이라는 형용사로 다른 무언가를 수식할 때 사용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내밀한 감정, 내밀한 시간, 내밀한 역사, 내밀한 고백, 내밀한 관계 등…. 하나같이 내가 언제나 혹하게 되는 것들이다.


[한 자락 恣樂]

자기 객관화와 자기 합리화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자기 자신을 정확히 아는 것 다음에 뒤따라야 할 성숙한 태도는 '그러니까 어쩔 수 없다'가 아니라 '그럼에도 어떻게든 해봐야겠다'일 것이다. 그래서 본성을 거슬러보려고 애쓰는 사람을 좋아한다. 아니, 존경한다.

내밀 예찬, 작가의 말 中


내밀 예찬, 처음에는 그저 내향인의 'I'스러움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세상에 E들만 있다가는 어찌 되겠나?'라는 얄팍한 I 성향의 나에게는 작은 응원 같은 말이라 여겼다. 그러나 어쩌면, MBTI의 지리멸렬한 것들을 벗어던지고 세상이 어떻게 흘러가든지간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것에 대해 정확하게 짚어주는 손가락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그러니, 결국은 "온전히 내향적이기만 한 사람도 외향적이기만 한 사람도 없듯이, 오롯이 생산적이기만 한 시간도 비생산적이기만 한 시간도 없(28)"다는 것이다. 어느 순간부터 흑백 논리로 사람을 규정하게 되는 우리에게 전하는 일침이었다.

"개인들의 성향과 상황은 참으로 다양한 층위를 지녔(28)"다는 것. 색의 표현을 보면 하양에서 검정으로 가기까지만 해도 무수히 많은 색이 있다. 회색이라고 두루뭉술하게 말할 수 없는 것들. 그 어정쩡한 경계에 있는 것들이 얼마나 '다양한 층위'를 가졌는지를 아는 것은 우리가 서로를 잘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자세이자 '내밀한 것'을 사랑할 수 있는 자세다.

내밀예찬?

이 장면은 우리가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는 가족 구성원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오히려 심각하게 오해하거나 편의상 왜곡하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안다'는 믿음을 버리지 못한 채 희생과 폭력의 가능성을 열어놓는다. 그렇다면, 차라리 우리가 서로를 잘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내밀 예찬, 24쪽

_

어둠 사용법?

내밀 예찬, 42쪽

내밀한 것을 다룬 내용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꼭지였다. "어둠 사용법"이라니. 현대인들은 이제 어둠조차 빼았겼다고 했다. 잠드려고 누운 침대에서조차 인공적으로 희미하게 비추는 가로등, 휴대폰이나 충전기의 불빛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작가님이 시도한 '아주 천천히 따뜻해지고 미세하게 촉촉해져서 그 변화를 느끼려면 눈을 감고 가만히 기다려야(42) 하는' 수면 안대가 우리의 내밀함을 찾아주었다. 아무것도 볼 수 없는 것에서 발견한 무언가.

어쩌면 내밀 예찬은 결국, 너무 밝을 때는 찾지 못했던 것들이 살짝 어둑해진 것들 아래에서야 또렷해 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과정이 아닐까?

같은 맥락으로 우리가 '자신만의 동굴'로 찾아들어가는 것도, 밝고 왁자지껄한 세상에서 쉽게 지켜낼 수 없는 '내밀한' 것들이라 그럴 것이다. 어줍짢은 어두움이 마음에 차지 않을 때.

야광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은 캄캄함 속에서 빛을 발하고, 달은 깜깜한 어둠 가운데에 있을 때 빛나니까.

수치심을 위한 장소 ?

요즘 나에게 유용한 것은 에어플레인 모드의 시공간이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부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SNS 포스팅을 보지 않기 위해, 이메일 피드백에서 잠시 벗어나기 위해, 타인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고도 균열이 생기는 멘탈을 보호하기 위해 가끔 비행기에 타지 않고도 비행기 모양 아이콘을 클릭한다.

내밀 예찬, 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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낄낄의 중요성?

낄낄은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이 유사한 사람들 사이에서 흘러나온다. 그러나 낙관보다는 비관을 공유할 때 흘러 나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우리가 몸담고 있는 이 조직이, 이 나라가, 조금 더 거창하게 말하자면 지구 전체가 망했다는 것이 감지될 때 함께 절망에 빠지는 대신 함께 낄낄댈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내밀 예찬, 58쪽

깔깔, 하하, 호호도 아닌 '낄낄'이라는 단어가 마음에 든다. 그런 의미여서인가. 요즘은 ㅋㅋ나, ㅎㅎ보다도 진짜 즐거울 때 키키키하고 웃는다. 낄낄과 키키는, 같은 맥락으로 '위계가 강한 곳에서는 결코 터져나오지 않(58)'는 웃음이다. 그녀의 말처럼, 우리의 내밀한 곳에서는 말한다. 진짜 웃음을 찾아야 한다고.

"같이 밥을 먹을 사람도 있고, 대화를 나눌 사람도 있어.

팀원 모두 좋은 사람들이야.

근데 낄낄댈 사람이 없어서 좀 곤란해.

'낄낄'은 중요하단 말이야."

하하, 호호와는 다르게 킬킬, 키키는 진짜 웃고 싶을 때 나오는 것이다. 남발되는 'ㅋㅋㅋㅋㅋㅋㅋ'보다는 '키키'라는 자음과 모음의 조화가 더 솔직할 때가 많다. 내밀한 곳에서, '웃지 않음'과 '진짜 웃음'을 찾아가는 과정을 이렇게 표현해냈다. '웃지 않음'으로 인해 한 개인의 튼튼한 성채가 만들어지는 만큼, '진짜 웃음'으로 인해 한 개인의 솔직한 표현 고백이 만들어지니까. 내밀 예찬은 그런 것이다. 가짜 웃음을 지을 바에는, 진짜 웃음을 짓겠다고 다짐하는 것. 어떤 웃음과 또 다른 어떤 웃음 사이에서 우린 오늘 어떻게 웃었던가.

자신이 웃고 싶을 때만 웃는 사람은 매력적이다. 웃지 않을 수 있는 것은 힘이다. '웃지 않음'으로 인해 한 개인의 튼튼한 성채가 만들어지며, 이는 세상이 그를 만만하게 대할 수 없도록 만드는 방어막이 되기 때문이다.

내밀 예찬, 59쪽

? 오타 : 그리하여 모든 사람이 서로 예의 바르게 행동하더라고 (*도) _4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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