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착은 인생 초기에 자녀와 어머니(주 양육자)와의 관계에서 형성되는 정서적 유대관계다. 어머니와의 애착이 안정되면 대인관계에서 원만한 사회성을 보이고 행복지수가 높아진다. 반면에 어머니와의 애착이 불안정하면, 대인관계와 감정조절에서 큰 문제를 겪게 된다. 애착은 후천적인 요인이지만, 성격을 형성하는 가장 중요한 토대이고, 개인의 심리 상태와 행동 전반을 지배한다. 불안정한 애착은 우울, 불안 장애, 긴장, 의존증, 섭식장애, 감정기복,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불륜, 이혼, 독신, 섹스리스, 가정폭력, 등교 거부, 은둔형 외톨이, 발달장애 등 수많은 정신적 문제들의 원인이 된다. 일반적으로 신체적 학대와 심리적 학대를 당한 아이들은 심각한 애착장애를 안고 살아가게 된다.
일본 정신과 전문의 오카다 다카시는 전통적 의학 모델이 치료할 수 없는 정신질환자들은 '애착 기반 접근법'으로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기존의 의학 모델은 환자 본인의 증상만을 중시하고 약물치료나 인지행동치료에 기대지만, 애착 기반 접근법, 즉 '애착모델'은 환자 가족을 중심으로 치료하고 애착을 안정시키는 '안전기지'의 구축을 중시한다. 안전기지란 주로 어떤 상황에서도 내 편이 되어주는 안정돤 애착의 기반 역할을 해주는 든든한 '사람'을 말하지만, 굳이 사람이 아닌 그런 심신 안정 효과를 지닌 일과 취미, 심지어 신념과 철학까지도 포함한다.
저자는 이처럼 마음의 병을 해결하는 치유모델을 크게 의학모델과 애착모델로 구별하고, 애착모델을 다시 애착회복적 접근법과 애착안정화 접근법으로 구분한다. 애착회복적 접근법은 당사자가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과의 관계를 회복해 애착을 안정시키는 방법이고, 애착안정화 접근법은 당사자 주변의 제삼자가 안전기지가 되어 애착안정을 도모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부모 등 직계가족이 안전기지 역할을 하게 되면 가장 좋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먼저 중립성을 유지할 수 있는 제삼자가 아이와 신뢰를 쌓고 애착을 안정시킨 후에 부모가 안전기지 역할을 제대로 하게 하면 치료가 된다. 애착 모델 치료의 최종 목적은 증상개선이 아니라 스트레스 내성 및 적응력 개선, 원만한 적응, 즉 '본래 삶의 방식 회복'이다. 애착이 안정되면 증상이 호전되고 사회적응력이 커지고 자존감이 높아진다.
다시 말해서, 애착은 심리적 안정과 사회적 행복의 바로미터다. 건강하고 행복하며 생산적인 삶의 기반이 바로 건강한 애착능력이다. 반대로, 불안정한 애착은 모든 심리 문제의 공통 원인이 된다. 애착모델에 입각해 본다면, 비행청소년은 사회적 문제아가 아니라 '애착장애를 앓는 아이'일 뿐이다.
애착이론의 선구자는 영국의 정신과의사 존 볼비인데, 그는 '애착이론의 아버지'로 불린다. 그런 존 볼비의 공동 연구자이자 심리학자인 메리 에인스워스는 양육자와 아이의 안정된 애착이 빚어내는 안도감의 기반을 '안전기지'라는 개념으로 설명했고, '안정형, 회피형, 양가형, 무질서형'이라는 네 가지 애착 유형을 구별하는 '낯선 상황 검사법'을 고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