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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과 대립하는 것은 <종교>가 아니라 <비과학>입니다. 이른바 <사이비과학>이라고 일컫는 <오컬티즘occultism>, 즉 <신비주의>가 내뿜는 '근거 없는 그럴듯함' 혹은 '근거 불충분한 그럴듯함'입니다. 예를 들면 '가슴이 큰 여자는 멍청하다'라는 속설 따위를 말하는 거죠. 이 책은 우리가 잘못 맹신하고 있는 과학적(?) 믿음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밝힌 친절한 안내서라고 보면 적절합니다.

 

 저자는 '이은희'입니다만, 본명보다 '하리하라'라는 필명이, 필명보다는 '과학을 재미있게 들려주는 여자'로 더 유명합니다. 그녀의 책이 벌써 네 번째라는 사실을 아신다면 이 책을 재밌게 읽은 다음엔 꼭 읽게 될 겁니다. 실제로 저도 그런 독자 중에 한 명이니까요.

 

 그녀가 과학을 들려주는 방식은 특별할 것이 없습니다. 과학을 '있는 그대로' 들려줄 뿐이죠. 그런데도 그녀가 들려주는 과학은 재미납니다. 그건 그녀는 과학지식 하나하나에 '이야기'를 담아내는 특별한 재능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흔히 말하는 '따분한' 과학자인데도 말이죠.

 

 이 책이 주목을 끌만한 또 하나의 이유는 '제목'에 있다고 봅니다. 제목이 <과학 블로그>이죠. 요즘 젊은이치고 자기만의 블로그를 하나쯤 가지지 않은 사람이 드물 정도로 <블로그>는 대중화가 되었습니다. 이것은 그녀가 말하는 <과학>이 '대중성'을 띠고 있다는 반증이랄 수 있겠죠. 또 많은 사람들이 자기 블로그가 있음에도 다른 사람의 블로그에 들르는 이유는 자기와 취향이 비슷한 많은 사람과 <공감대>를 쉽게 형성할 수 있고, 쉽게 친해지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따분한 과학자의 이론투성이 책이 아니라 쉽고 재미있고, 더구나 유익하기까지한 '이은희'만의 과학이야기를 담아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그녀의 과학엔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마치 그리스 신화에서 인생의 한 단면을 찾아내고 공감하는 것처럼, 이은희는 과학적 사실에서 일상 생활의 일부분을 보여주어 보다 친숙하게 다가가게 하는 것이죠. 이런 패턴은 <하리하라의 생물학카페>에서부터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하튼 과학이 어렵고 지겹고, 그런데도 꼭 해야만 알아야만 하는 분께 적극 추천합니다. 이 책을 읽고도 과학에 정내미가 떨어지시는 분이라면 일짜감치 과학을 멀리하시라고 귀뜸해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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