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과학전문가가 아니라 비전문가, 즉 일반인이기 때문에 어려운 이야기를 하면 싫어하는 사람 중에 한 명이다. 그래서 이 책도 간단하게 한마디로 소개하자면, <과학>을 전문가에게만 맡겨두지 말고 일반인들도 과학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좀더 나아가 <감시자>의 역할을 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 책입니다. 그 예로 바로 저자 자신을 들고 있지요.
이 책의 저자는 다들 알다시피 <황우석 사태>를 고발한 프레시안 기자 '강양구' 입니다. 저도 한 때나마 이 사람을 증오했던 사람으로서 그가 말하고자 하는 진실에 대해 심한 거부감을 가졌었고, 그래서 그가 말하고자 하는 진실과 황우석이 저지른 사기행각을 떠나서 이 책을 바라보고자 노력했습니다.
이 글은 그 결과이자, 책소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앞에서 말한 이유로, 이 책을 한마디로 평가하자면 <과학>이 어떻게 기업들에게 소외를 당하고 왜곡되고 있으며, 우리가 생각하던데로 <과학>이 그다지 합리적이고 논리정연하지 않고 정치·경제세력들에 의해 철저히 자기네들의 이익대로 선별되고 있기에, 결코 인류전체를 위해서 <과학>이 활용되고 있지 않으니, 이런 사실을 <일반인>들이 널리 알고 <감시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어떻게 <일반인>이 전문가들만 할 수 있는 <과학>같은 어려운 것을 다룰 수 있고, 더군다나 <감시자>가 될 수 있는가의 문제는 결코 어렵지 않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습니다. 실례로 이 책의 마지막 장에는 <시민패널>이 어떻게 <과학의 감시자>로 역할수행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얼른 감이 안오시면 <MBC 100분 토론>을 떠올리셔도 무방할 정도라고 보여집니다. 그리고 충분히 가능할 것 같습니다. 또 그리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면서 떠오른 것은 '<수많은 과학계의 비리>가 오늘날 강대국들의 원천기술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버릴 수 없는 내 모습이었습니다. 물론 도덕성을 바탕으로 과학기술이 발전을 해야 모든 인류에게 공정하고, 또 진정으로 인류에 공헌할 수 있겠지만, 강대국들의 기득권을 내삼 부러운 눈초리로 바라보는 우리네 심정으로서는 다소 거리가 먼 주장이 아닐까요?
"공평한 세상! 좋지, 좋구말구...그런데 언제 한 번이라도 공평한 세상이 있었느냐구? 기득권층은 몰락을 해도 기득권층으로 다시 탈바꿈하는 것 아냐? 막말로 <황우석>이 조금더 사기를 오래 쳐서 진짜 원천기술에 성공할 수 있었다면 우리 나라도 일약 선진강대국 대열에 동참할 수 있었던 것 아냐? 그런 다음에 도덕성 따지고, 공정성 따졌더라면 밑져야 본전이라구 우리도 <미국>처럼 떵떵거릴 순 없겠지만, 그래도 지금처럼 기 못 피고 살지는 않겠지. 안그래?"
물론 이 책의 저자는 이런 마음이 <진정한 과학의 길>을 더욱 멀게 하고, 과학자의 <도덕적 해이>에 의한 폐해가 얼마만큼 큰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강양구 저자가 말하는 것이 백 번 지당한 말입니다. 그래도 왠지 떨떠름한 기분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이것이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제 솔직한 심정입니다. 아주 좋은 책임에 분명한데도 말이죠.
참, 한 가지만 더 언급할까요^^ 이 좋은 책이 더 잘 팔릴 수 있도록 말이죠. <논술교사>로서 말씀드리는 건데, 이 책은 <과학>, <사회>분야별로 꽤 정리가 잘 된 책이고, 또 주제별로 관련 책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주제별로 <논술공부>하기에 편리하더군요. 특히 <과학분야>에 말이죠. 세이건의 <코스모스>나 카슨의 <침묵의 봄>같은 유명한 책뿐 아니라 <과학>과 <기술>, 그리고 <사회>문제에 관련 책들이 골고루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 책에 관련된 주제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이 바로 이 책이랄 수 있습니다. 그러니 논술문 쓸 때 이 책을 정독하면 그만큼 배경지식을 풍부하게 할 수 있겠죠^^ 그래서 '논술하기에 좋은 책'이라고 한 것입니다. 청소년이 읽기에 전혀 지루하지도 않은 장점을 빼놓을 수 없겠죠. 아무튼 이래저래 좋은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