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14대 임금 선조. 최초로 방계에서 왕이 되었으며, 임진왜란의 국란을 겪었다. 국란 극복에 대해서 선조를 칭찬하는 부분이 있는가 하면, 대부분은 비난하는 쪽이 많다. 한마디로 평가가 임진왜란 전까지는 잘하거나, 적어도 무난한 왕이였고, 임진왜란 이후에는 아주 못한 왕 정도로 평가된다. 그래서 이 책에서도 이런 선조의 논란에 대해서 평가해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앞서 말한 정도로 선조에 대해서 알고 있다면 굳이 이 책을 읽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 책은 박시백의 조선왕조 실록의 선조 실록보다 못하고, 오히려 중요한 내용들이 빠져있다.
이 책에서 작가가 중요하게 본 것들 중에 하나가 미암 유희춘 선생과 허준과의 관계일 것이다. 사실 선조 시절의 중요한 것은 아니겠지만, 선조가 인재를 잘 사용한 예로 소개되고 있다. 유희춘 선생이 걸어다니는 백과사전이라는 현대식 별명을 가지는 인재였고, 인재를 기용할 때, 출신이 아니라 능력 위주로 천거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허준 선생이다. 그래서 선조도 인재 등용에 대해서는 유희춘 선생과 비슷하게, 이순신 장군을 파격적으로 등용하는 등의 좋은 예가 있다.
이 책에서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광해군과 선조의 관계이다. 선조가 양위 파동을 일으키며 세자인 광해군의 입지를 어렵게 했다. 조선 전기의 부자 사이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잘 모르겠다. 후기에는 부왕이 세자를 어렵게 한 경우가 많다. 광해군, 경종, 사도세자 모두 이에 해당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 시작에 다름 없는 선조와 광해군의 사이에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국제 정세의 조선에 대해서 봐야 하고, 당연하게 명나라의 만력제에 대한 소개가 없는 것이 아쉽다. 만력제가 자기가 아끼는 자식을 후계자로 지명하지 못한 것이 광해군에게 얼마나 정치적인 타격을 준 것을 포함하여야 할 것이다.
조선 14대 선조 임금, 임진왜란이라는 전쟁이 없었으면 좋은 평가를 받았을 임금이다. 그리고 피난도 잘가서 잡히지도 않는 현명한 임금이다. 고려 현종, 고려 공민왕 모두 잘 도망갔고, 이것에 비난하는 것은 거의 없다. 오히려 도망 못가서 잡힌 조선 인조가 못난 임금이다. 결론으로 조선 전기의 인재가 가장 화려했던 문화 융성기였으며, 당파가 시작되었으며, 어렵게 임진왜란을 극복한 왕이다. 최악은 아니고 중간보다 약간 못한 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