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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 평전

[도서] 신영복 평전

최영묵,김창남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신영복 선생님이 돌아가셨다고 했을 때, 아니 그렇게 젊은 분이 너무 빨리 돌아가셨다고 안타깝다고 생각했다. 불과 그 때의 몇 년 전에 그 분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었고, 건강하신 모습을 보이셨다. 이 책을 통해서 신영복 선생님을 좀 더 알게 된다. 

 

 이 책은 신영복 선생님과 같이 근무하셨던 동료 교수들에 의해 기록된 평전이다. 가까이 함께한 사람이 저자여서 신영복 선생을 사랑한 느낌이 전해진다. 한편으로 교수여서 그럴 수 있지만, 객관적이지만 지나치게 학문적이고 사상을 많이 담으려고 했다. 기존의 읽던 평전과는 매우 다른 느낌이다. 

 

 신영복 선생님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소감은, 더불어 함께하는 겸손한 지식인이다. 특히 더불어인 연대와 남을 존중해주는 겸손이라는 두 단어가 생각났다. 그리고 그는 글씨와 그림에 뛰어난 재주와 철학을 가졌다. 많은 작품을 남기고 지금도 사랑받고 있다. 그리고 경제학자로 그리고 사상가로서로 뛰어나고, 그의 저서로 우리에게 사상을 전파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가벼운 이야기로 시작한다. 신영복 선생님이 돌아가셨다고 하고, 이 이후로 내가 주문할 권리를 가지는 경우에는 모두 ‘처음처럼’을 주문하고 있다. 비록 제조사가 비난을 받아 주위에서 싫어하지만 꿋꿋하게 나는 신영복 선생님의 글을 보고, 글을 읽는다. "처음으로 하늘을 만나는 어린 새처럼, 처음으로 땅을 밝는 새싹처럼" 

 

 신영복을 처음 만난 것은 그의 첫번째 저작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일 것이다. 87년 민주화이후 금지된 서적들이 출판되어 나오고, 또 새로운 책들이 나온다. 이 중에 사형을 받았던 무기징역수의 에세이 서적이 사람들을 감동시키며 베스트셀러가 된다. 이때 처음 저자인 신영복을 만난다. 그리고 그의 긴긴 감옥생활에 대해서 알게 된다. 1960년에서 1980년대가 바로 우리나라의 군부독재 기간이 아닌가! 정확하게 일치하지는 않지만, 군부독재 정권에서 옥살이를 한 사람인 것이다. 

 

 이 책을 읽어보니, 신영복은 밀양 출신으로 양반, 혹은 교육자 집안에서 원만하게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 할아버지에게 한자와 서예교육을 받았으며, 교장인 아버지의 영향도 받았다. 아버지가 민의원 선거에서 낙선하여 집안이 어려워져, 부산상고에 진학하지만 무난하게 서울대학교에 경제학과에 입학한다. 이후 대학원을 진학하고, 숙명여대 교수, 육사 교관을 지낸다. 이때 통일혁명당 사건에 연루되어 무기징역을 선고받는다.  이 평전을 통해 보면, 일반적으로 세상을 비판적으로 보는 사상을 가졌지, 두드러지게 반역 행위를 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본인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20년 유배의 길을 가게 된다. 정말 몇 안되는 청년 엘리트의 길에서 앞이 보이지 않는, 북한과 관련된 사상범으로 긴 어두운 터널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청구회 추억" 이라는 작품이 있다. 이것이 에세이집에 포함되어 나오기도 하고, 따로 단독 작품으로도 출판되었다. 서오릉에 놀러 온 아이들과 신영복 선생과의 만남이 지속되어 모임이 되어 그들의 애틋한 관계를 보여준다. 이 작품이 슬픈 것은 이 모임이 선생의 투옥으로 중단되고, 청구회를 불온 집단으로 꾸미려는 의도때문에 여기에 나오는 아이들이 고생을 했다는 것이다. 정확한 내용은 나오지 않는다. 이 책에서는 선생의 사후에 약간의 에피소드가 추가되어 있다. 선생이 어린 아이들과 잘 어울렸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감옥도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이고, 여러 처지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배우게 된다. 나중에 이 공간과 시간을 "대학"이라고 표현한다. 겸손하게 많이 배웠다는 이야기이다. 이 과정에서 서예 선생님과 역사 선생님이 등장한다. 특히 서예에 있어서는 혹독하게 배우고 혹독하게 훈련한 것을 알 수 있다. 예능이 재능이라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훈련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가 나중에 동양고전에 능숙할 수 있었던 것도, 비교적 수월하게 동양고전 책을 반입하고 학습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긴 시간이었지만 배움의 시간으로 활용하였다. 

 

 87년 민주화가 시작되고, 중국 소설책들도 등장하게 된다. 그때 유행했던 책이 다이 호우잉의 ‘사람아 아 사람아’이다. 물론 읽었던 것 같은데,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선생이 이 책을 번역했다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된다. 

 

 내가 선생을 본격적으로 좋아했던 것은 "강의"를 읽고 난 이후이다. 굉장히 큰 충격과 감동을 받았다. 내가 그렇게 교양으로 논어와 장자 등을 읽었는데, 잘 이해를 못했다. 하지만 이 책은 신영복 선생님의 깊이를 알게 해 주었다. 정말 좋은 책이다. 

 

 이 책은 학문과 사상적으로 신영복 선생님을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2장의 경우에는 좀 어렵다. 대체적으로 공감가는 글이긴 한데, 내가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들어야하나 곤란하기도 하다. 관심있는 사람들은 열심히 이 책을 읽고, 일반인들은 "강의" 그리고 "담론"을 읽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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