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의 디아스포라의 역사의 한 부분을 묘사하고 있다. 오사카에 가 있는 조선인들의 삶이 이 소설의 주제이다. 선자라는 젊은 여자가 일본 오사카로 이주하면서 가족을 형성하고, 그 가족이 살아가는 내용을 적었다. 차분하게 내용이 전개되지만, 깊은 감정으로는 조선인에 대한 멸시와 차별이 가득 들어있다. 소설에서는 아주 조용하게 묘사되고 있으며, 크게 드러내지 않는다.
이 책의 내용이 바로 우리가족의 역사라는 생각을 했다. 나의 아버지가 일본 출생이고, 나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일본에서 살다가 해방 이후에 돌아오셨다. 대충 선자가 나의 할머니뻘이고, 모자수가 아버지뻘인 것이다. 일본에서 잘 살았을 리가 없고, 어렵게 사셨을 것이라고 짐작한다. 또한 전쟁 말기에 나오는 공습을 대부분 경험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촌으로 가서 피하는 것으로 나오지만, 대부분은 그대로 공습에 노출되게 된다.
이 책을 보려고 작가를 검색하다가 이 작가의 첫번째 장편소설을 알게 되었다. 이 책도 미국 이민자의 내용을 다루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마 우리도 가까운 이모나, 고모 등이 미국 이민을 갔으며, 그곳에서 어떤 고난을 겪었는지 어렴풋하게 알 것이다. 나는 10여년전에 사촌을 만나 미국 이민을 가서 고생했던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이 내용을 좀더 객관적이고 구체적으로 알고 싶어 소설을 검색했는데, 작가의 첫번째 책이 맞다고 생각했었다. 단 두 편의 장편 소설인데, 우리 민족의 이산의 내용을 다루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부계인 요섭과 이삭의 형제 가족 중심으로 전개되지만, 실제로는 선자와 선자의 시댁 형님인 경희가 중심이 된다. 가장 역할을 하는 요섭은 전쟁 중에 다치고, 남편인 이삭은 목사로서 일본에게 고초를 당하고 죽게 된다. 결국 가정을 이끌고 책임을 다하는 것은 여자들의 몫이 되고, 경희와 선자가 실제 주인공이다.
일권의 내용은 일제 식민지에서의 부산 영도의 모습과 이후 이주한 오사카의 모습이 전개된다. 이후 일본의 패망과, 한국전쟁 등의 시간이 지나간다. 선자가 노아를 임신할 때 전개되어, 노아가 대학 갈 즈음에 1권은 마친다. 대강 1930~1950년대 20년간의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