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임은정의 투쟁의 역사를 기록한 책이다.
권위가 똘똘 뭉쳐 도저히 깨트릴 수 없는 조직, 검사동일체라는 원칙으로 개인의 인격이 무시되고, 조직의 논리만 강조되는 그런 조직인 단단한 바위에 하나의 쐐기 역할을 하는 임은정 검사의 홀로 투쟁하는 내용을 적고 있다. 혼자이면서 두렵기도 하고, 또 동료와 주변에 질타에 외롭기도 한 그런 환경에서도 조직이 더 건강해야 한다는 믿음과 검사는 정의로 와야 하는 신념으로 검사 조직을 좀더 나은 조직으로 바꿔야 한다는 소명으로 임하고 있다. 대단한 일이고 마땅히 그 행위에 대해서 존경받아야 한다.
임은정 검사의 시작은 일반 검사와 달랐다는 추론이 들긴 한다. 하지만 드러나게 된 계기는 도가니 사건의 공판 검사였을 것이다.
그리고 정말 소신 있는 행동은 재심 판결에 대한 무죄를 요청한 사건이었다. 이 당시에 관행은 검사는 백지 구형을 하고, 판사가 무죄를 선고하는 것이 일반관행이었나 보다. 예전에 잘못된 행위는 검사와 판사가 똑같이 잘못해서 재심에 왔지만, 검사는 무죄 구형을 하지 않고, 무책임한 백지 구형을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관행을 깨고 임은정 검사는 무죄 구형을 한다. 소신 있는 행동이며, 거대한 조직에 조그마한 구멍이 생기는 행위이다. 이 행위에 있어서 보통 조직들은 찍어 누른다. 행위에 문제를 삼겠지만, 기본적으로는 태도와 생각에 문제를 삼는 것이다. 이 찍어 누름과 조직에서 소외시키는 왕따 행위를 임은정 특유의 인내심과 기술로 버텨내며 지내온 것이다.
임은정 검사의 바름은 이후로도 계속된다. 적절하게 균형을 이루며 일을 진행하였지만 방향은 계속 검사 조직의 올바른 길의 추구였다. 처음에는 내부 조직 게시판에 한달에 한 번씩 글을 쓰며, 소위 계몽 활동을 했으며, 궁극에는 경향 신문에 글을 써 그 활동을 강화하였다. 임은정이 소신 있는 발언을 계속 할 수 있는 것도 바로 자기의 스피커를 가지게 된 것이다.
(사족으로 2006년 한겨레신문에 글을 쓴 당시 금태섭 검사도 당시에는 조직에 반한 검사였다. 그래서 점수를 좀 준다.)
임은정 검사는 어제(3/2) 다시 검사 적격 심사를 통과했다고 한다. 다시 7년이라는 시간을 번 셈이다. 어쩌면 정년까지 갈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항상 줄타기의 연속이다. 7년전 적격 심사에서도 불안해하는 모습이 보이며, 일부 검사들이 탈락하기도 했다. 검사 블랙리스트에 상위에 오르는 것도 당연하고, 또 쉽게 내치기 어려운 존재가 된 것도 맞아 보인다.
임은정 검사에게 다시 기회가 주어져 감찰 업무가 지어진다면 검사 내부 조직에 많은 변화를 줄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리고 임은정 검사가 검찰내에 존재하는 것으로만 검사 내부 조직에 약간의 긴장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가 견제 받지 않는 조직은 타락하고 부패한다고 했다. 기득권 조직 중에 견제를 가장 받지 않고, 최고의 무기인 불기소권을 가진 조직이 검찰이다. 지금은 시기상조처럼 보이지만 끓다 보면 폭발하게 되어있다.
검찰 조직이 참 작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여러 검찰에 대한 책을 읽었는데, 특히 중수부(특수부)와 귀족 검사들에 대해서는 참 자주 나온다는 생각이다. 이 천명되는 고등학교에 특수반이 하나 있는데 이 반이 많은 권력을 가지고, 나머지 반들도 다른 고등학교에 비해 엄청난 혜택을 누리는 것 같다. 20학년 정도로 보면 한 학년에 100명 2개반(옛날 기준) 자기들끼리 잘 알고, 좋은 것이 좋은 것이라고 서로 봐주는 형태이다. 그리고 자기들만 모르지, 많은 뜻있는 사람들은 그들의 행동이 웃기다고 생각한다. 엘리트이기도 하지만 벌거벗은 임금님에 가깝다.
그녀가 그녀의 길을 계속 가 주기를 바란다. 임은정 검사를 응원한다.